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단순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이색 매장·프리미엄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강뷰, 고택·사찰 등 지역 명소와 결합한 특화 매장이 속속 등장하면서 고객 체험을 강화하는 형태다. 포화 상태에 이른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시도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7월 뚝섬한강공원점, 8월 여의도한강공원점을 연달아 열었다. 두 곳 모두 한강버스 선착장 인근에 자리잡아 '한강 뷰'를 강조한다. 여의도한강공원점은 크루즈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로 꾸며 통창 너머로 한강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뚝섬한강공원점은 강 위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매장으로, 네온사인·포켓 좌석·빈티지풍 가구 등을 배치해 1970년대 미국 커피 하우스를 연상케 한다.
두 매장 모두 칵테일과 맥주(별다방 라거)를 운영한다.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어 늦은 밤 한강 야경을 즐기려는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 여의도한강공원점은 지난 27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 맞춰 전 좌석 예약제를 시행했다. 좌석은 전망에 따라 골든 뷰 존·실버 뷰 존·카페 존으로 나눴는데, 가장 높은 등급인 골든 뷰 존은 2인 기준 20만원이었다. 별다방 라거 4잔 또는 음료 2잔, 블루베리 마블 치즈케이크, 스낵 꾸러미, 텀블러 2종을 제공하는 구성이었다. 불꽃축제를 위한 좌석은 지난 22일 예약이 열리자마자 전석이 매진됐다. 매장을 단순히 음료를 소비하는 공간에 그치게 하지 않고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셈이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지난 8월 전북 고창 선운사 경내에 특화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복분자에이드를 비롯해 쌍화차, 단팥죽, 호박죽, 호박 식혜 등 지역 특산물과 한국 전통의 보양 재료들을 활용한 메뉴를 내놓는다. 한옥 외관은 그대로 살리고 내부는 폴 바셋 특유의 인테리어를 적용해 전통과 모던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색 매장이다. 넓은 테라스 공간에서는 선운산 도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즐길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경북 구미에 한옥 고택을 개조한 구미안가고택점을 선보였다. 외관은 고택의 멋을 유지했고 내부는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매장 뒤편으로는 금오산, 전면에는 작은 호수를 품은 정원이 있어 방문객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이색 매장에 공들이는 것은 저가 커피 브랜드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가격·편의성 중심의 경쟁만으로는 브랜드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히 점포 수를 확장하는 데서 벗어나 고객이 일부러 찾아올 이유를 만들고 체류 시간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독특한 공간 경험과 특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찾으면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지역별 랜드마크와 관광 명소를 겨냥한 차별화된 매장 콘셉트와 콘텐츠로 고객 유입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이런 이색 매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브랜드 전략을 시험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무대가 된다. 프리미엄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고, 새로운 인테리어·메뉴·운영 방식을 시험한 뒤 이를 일반 매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 일종의 테스트베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매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만들어야 고객이 이동 비용과 시간,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방문한다"라며 "특히 Z세대는 브랜드의 공간·세계관·스토리를 즐기고 이를 온라인에 공유하는 데 가치를 두는데,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퍼뜨리기 때문에 광고비 대비 효과도 크다. 매출뿐 아니라 브랜드 경험과 스토리텔링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