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를 돌파해 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는 김 산업 발전을 위해 김 생산업체를 지원하고 유통 관리와 수출 진흥을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종익 한국김산업개발원 이사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 김 산업의 미래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김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이라며 "적정한 김 가격을 유지해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고 국민 건강을 지켜내는 일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공공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수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김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하면서 '바다의 검은 반도체'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마른김 업체의 82%가 상시직원 10인 미만의 영세한 사업장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 출연기관의 역할만으로는 현재 김 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출연기관은 본질적으로 비즈니스(사업) 조직이 아니다. 김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접적인 비즈니스 활동과 투자가 가능한 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환 한국김육모 대표는 "국가별 김 데이터를 살펴보면, 김 생산량 1위는 중국, 김 가격 1위는 일본, 김 스낵 시장 점유율 1위는 태국"이라며 "한국 김의 수출 성장세가 높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반적인 정책을 아우를 기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김산업유통진흥공사(가칭)'가 필요하다는 데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공사의 역할로는 ▲정부 위탁 사무 처리 ▲해외시장 개척 ▲기업 성장 지원·투자 ▲지역별 대표 브랜드 상품 개발 ▲김스낵(과자) 등 가공식품 개발·지원 ▲김 관련 콘텐츠 개발 ▲지방정부와의 협력 사업 추진 ▲김 가공기업·스마트양식·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김 펀드 운용 등이 제시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상훈 해수부 수출가공진흥과장은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관 설립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공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공사 형태로 설립할 경우 공사의 법률적 근거와 규모, 역할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한규 국립목포대 해양수산자원학과 교수는 "김 산업이 상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미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김 산업은 이제 단순한 지역 특산품을 넘어 국가 전략 수출품으로서 중요한 산업적 위상을 갖고 있다"며 "김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사 설립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