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이 뉴월드통상에 프라임타임 방송도 몰아 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공영홈쇼핑은 해당 업체의 젖소 불고기 논란이나 자사 직원에 대한 폭행 논란이 벌어진 이후에도 100회가 넘는 프라임타임 방송을 편성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중소기업과 농축수산물의 판매와 홍보를 확대하고자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일부 업체에만 주요 판로를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뉴월드통상이 입점한 2021년 4월 4일 이후 모두 1289회의 방송을 편성해줬다. 뉴월드통상은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입점 일로부터 1275일만 인 지난 9월 30일 계약이 해지됐다. 이를 고려하면 하루에 1회 이상 방송을 편성 받은 것이다.
더욱이 공영홈쇼핑은 뉴월드통상의 편성 방송 가운데 약 46%(596회)를 프라임타임에 진행했다. 프라임타임은 시청률이 높은 황금 시간대다. 공영홈쇼핑은 24시간 중 오전 8~11시, 오후 8시~11시 약 8시간을 프라임타임으로 구분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이 뉴월드통상 입점 후 진행한 전체 프라임타임 방송(1만192회) 가운데 5.5%를 이 회사에 몰아 준 셈이다.
공영홈쇼핑은 해당 업체가 판매한 불고기 제품에서 젖소 DNA가 검출돼 논란이 됐던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144회나 프라임타임 방송을 편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뉴월드통상은 성공적인 방송 실적을 달성했다. 통상 홈쇼핑은 방송 1회당 목표 매출액 달성률이 80%가 넘으면 성공적인 방송으로 본다. 뉴월드통상의 전체 방송 중 65%가 해당 기준치를 넘겼다. 목표 매출액의 절반 이하의 매출액을 기록한 방송은 40회에 불과했다. 뉴월드통상이 공영홈쇼핑 방송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19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영홈쇼핑은 2021년 이후 정부 사업인 소상공인판로지원사업을 통한 방송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둬 일반 방송으로 전환한 업체에는 단 한 차례도 프라임타임 방송을 편성해주지 않았다. 해당 업체들은 프라임타임이 아닌 시간에도 평균 매출액 달성률 94%를 기록하면서 일반 방송으로 편성됐다.
해당 기간 정부 사업에 참여한 뒤 일반 방송으로 전환한 업체는 모두 7곳이다. 이 가운데 2곳은 프라임타임 편성을 받지 못했고, 단 한 차례 편성을 받은 곳도 세 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 7곳은 해당 기간 모두 89회의 방송을 진행했는데, 프라임타임 방송은 19회에 그쳤다. 결국, 이들 업체의 방송 가운데 매출액 달성률이 80%를 넘긴 것은 31회로 전체 방송 중 35%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공영홈쇼핑이 중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립 취지보다 방송 매출이 잘 나오는 주력 협력사에 방송 편성과 프라임타임을 몰아줘 실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승규 의원은 “매출액이 높다는 이유로 특정 기업에 몰아주면 공영홈쇼핑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냐”라며 “단 한 번의 기회도 소중한 소상공인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영홈쇼핑이 일반 홈쇼핑 업체와 비교해 인원수가 적은 상황이라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영홈쇼핑 임직원 수는 380여 명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CJ ENM의 커머스 부문 직원 수 876명, GS리테일의 홈쇼핑 사업 부문 직원 수 777명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담당하는 MD들도 방송 편성을 앞두고 다양한 위험을 안고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방송을 많이 해보았고, 재고 문제 등이 없는 협력사를 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