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이 올해 2월 음료 카프리썬에 동봉되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꿨다가 소비자들로부터 수개월 째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농심은 3개월 내로 내구성을 강화한 종이 빨대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심 뿐 아니라 식품회사들이 채택하는 친환경 경영 방식 중 하나인 종이 빨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종이 빨대 사용이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카프리썬 종이 빨대에 대한 항의를 인지하고 코팅으로 내구성을 강화한 종이 빨대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에는 합성수지 사용이나 코팅 등을 하지 않은 100% 재활용이 되는 종이 빨대를 사용했는데, 9월부터는 코팅을 해서 내구성을 강화한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프리썬은 음료 특성상 단단한 빨대 끝으로 음료 외부 비닐을 뚫어서 마셔야 한다. 그런데 새로 도입된 종이 빨대가 비닐을 뚫지 못하고 구부러지고 꺾여서 음료를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카프리썬이 안 뜯겨서 칼집을 내고 (종이 빨대를) 꽂았다"며 "포장은 비닐인데, 빨대만 종이로 바꾸고 생색을 내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식품업계가 친환경 경영의 차원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한지 5년 쯤 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종이 빨대가 시간이 지나면 흐물흐물해지고, 특유의 물먹은 종이 냄새가 음료 맛을 해친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현재 대부분의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이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비치해두고 있다. 지난 2018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던 곳은 스타벅스였다. 그러나 스타벅스도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쏟아지자, 종이 빨대를 내구성 강한 제품으로 교체했다.
종이 빨대 사용이 환경 보호 실익이 있다면 이 같은 불편도 감수할 수 있겠지만, 큰 실효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마이클 셀런버거의 저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에 따르면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9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플라스틱 빨대의 비중은 0.03%에 불과하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종이 빨대 사용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의 대안도 아니고, 환경 보호도 아니다"라며 "종이 빨대도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보다 자원을 적게 써서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종이 빨대로 대체하는 것은 기업들의 "교묘한 상술"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