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제품 조정, 생산 설비 조정에 이은 물류 거점 최적화 닻을 올렸다.
비용 효율화 프로젝트 ‘ZBB’의 일환으로, 인천 부평공장을 물류센터로 용도 변경한 부평 자동화 물류센터를 지난 2월 가동한 데 이어 경기도 남양주에 신물류거점 건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 일대에 1만3000㎡(약 4000평) 규모 복합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이달 지방자치단체인 남양주시청에 ‘물류센터 건설 관련 사용승인 신청’을 내고 지구단위 계획 마련 등 인허가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칠성음료의 복합물류센터 개발·건설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칠성사이다’와 같은 음료, ‘처음처럼’·'클라우드’와 같은 주류를 생산·판매하지만, 음료는 소매점을 중심으로 거래하고 주류는 도매상을 통해 유통했던 탓에 복합물류센터를 갖추기보단 지점별로 개별 유통했다.
지난 2월 복합물류센터 성격의 부평 자동화 물류센터를 가동했지만, 해당 물류센터는 주류 생산 공장인 부평공장을 물류센터로 용도 변경해 개설했다.
경기도 부천과 인천, 남인천, 소형소매(CVS)인천센터 등 4곳의 각 지점 물류를 통합해 물류 효율성을 개선한 정도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남양주 복합물류센터를 통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의 음료·주류 물류를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0년 이미 경기도 남양주·구리 지역을 담당하는 롯데주류 중부지점을 통합했고, 2021년에는 남양주시 수동면 일대 부지를 50억원에 매입 완료했다.
업계에선 남양주 복합물류센터 건설이 롯데칠성음료가 추진한 ZBB의 마침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ZBB는 ‘제로 베이스드 버짓(Zero Based Budget)’의 줄임말이자, 비용 절감 방법론으로 매년 당기순손실을 이어갔던 롯데칠성음료가 2020년 꺼내든 수익 개선 전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 2월 박윤기 당시 전략기획부문장(현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의 주도로 ZBB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현재까지 신제품 출시 중단 및 메가 브랜드로의 제품 품목 조정, 비효율 생산 설비 통폐합 등을 비롯한 ZBB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복합물류센터 준공은 2021년 대표에 올라 취임 첫해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을 이끈 박 대표가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올해 경영방침에 물류 거점 최적화를 통한 비용 절감 지속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마이너스(-) 136억원이었던 롯데칠성음료의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1년 122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또 2020년 4%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7%대로 개선됐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당기순이익은 1199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 건설하는 남양주 복합물류센터에 자동 적재 시스템 및 제품 분류 자동화 장치 등 최신 물류 설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지점 단위 수작업 방식으로 이뤄졌던 물류 운영을 자동화로 전환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인허가 절차다. 롯데칠성음료는 가능한 한 빠르게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착공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건축 허가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이미 건축 관계자 변경 등 물류센터 인허가를 추진했지만, 한차례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추진하는 물류센터 신설 부지가 크고, 인근에 주택가도 자리하고 있어 정식 개발행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수동면 일대 부지 개발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마련부터 이뤄진 이후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남양주 복합물류센터 신설 추진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물류 운영 효율을 위해 남양주 복합물류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가동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