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습지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했던 교육기업 대교(019680)그룹 강호준 대표이사가 와인 수입사를 사들여 증시에 상장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2일 조선비즈가 확보한 경영권 거래 투자계약서에 따르면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장남 강호준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12월 '프로젝트 샴페인'이라는 이름으로 와인수입사 '크리스탈와인컬렉션' 지분 100%를 사들이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은 2009년 창립해, 나름 국내 와인 시장에서 자리를 굳힌 기업이다. 2021년 기준 매출액 120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와인 수입업계 1위 신세계엘앤비가 같은 기간 매출액 2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비하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가장 높은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현재 이 회사 지분은 대교D&S가 100% 소유하고 있다. 대교D&S는 90% 지분이 대교홀딩스 몫이고, 대교홀딩스는 지분 80%를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보유중이다.
강호준 대표는 이 회사 기업가치를 152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160억원을 모아 대교D&S로부터 회사 지분 전체를 사들여 본인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려 했다.
80억원을 조금 웃도는 돈을 강 대표가 투자해 50%가 넘는 초과 지분을 취득하고, 나머지 지분 80억원 가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투자계약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에 오른 강 대표와 그 이해 관계인은 투자시점부터 3년 이후 5년 이내에 유가증권시장 혹은 코스닥시장에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을 상장해야 한다.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주관사 의견이 없는 한, 이 절차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조항을 달았다. 만약 상장에 실패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내부수익률(IRR) 기준 8% 수익을 보장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샴페인은 반년이 지나도록 개인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 실패했다. 주류업계 전문가들은 2020년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쭉 성장하던 와인 시장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일 징조를 보였고, 이에 따라 금양인터내셔날과 나라셀라 같은 덩치 큰 수입사들도 상장을 미루면서 투자자 모집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풀이했다.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이 가진 독점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난 것도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독점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와인수입사가 가진 가장 큰 재산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크리스탈와인컬렉션이 보유한 샴페인 포트폴리오는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해당 와이너리와 직(直)거래하는 형태가 아닌 중개인(negociant·네고시앙)을 통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인을 통해 와인을 거래하면 해당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이유로 국내 거래선(線)을 바꾸면 그간 쌓아온 브랜드 관련 매출이 순식간에 사라지기 마련이다.
경영권 거래를 주도한 강 대표는 현재 대교그룹 사업 구조를 오프라인 중심에서 디지털로 바꾸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1980년생으로 2009년 대교에 입사한 뒤 미국 법인장, 해외사업총괄본부장,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가 성공하면 상장 후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강 대표가 승계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교그룹은 현재 강영중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98.2%를 보유한 지주회사 대교홀딩스를 통해 주요 사업회사 대교를 지배하고 있다. 2대 지분 승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강 대표가 보유한 대교 지분율은 0.03%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강영중 회장 차남이자 강 대표 동생인 강호철 상무가 대교홀딩스 대표로 신규 선임되면서 장남 중심 후계 구도에 균열이 생긴 상태다.
대교홀딩스 관계자는 "사업이 성장하고 있어 외부투자 유치를 검토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진행한 사항은 없다"며 "강호준 대표 지분 매입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