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맛과 지옥의 냄새'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열대과일 두리안 국내 수입물량이 2017년 484톤에서 작년 1782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불과 몇년 전까지 백화점 식품관에서 이색상품 구색 갖추기용으로 들여다놓는 과일이였지만 이제는 쿠팡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쿠팡에서 판매중인 2.5㎏짜리 생(生) 두리안 한 통의 가격은 4만9900원입니다.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고 먹을 수 있는 내용물은 1㎏ 내외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소비자들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가격 입니다.
두리안의 비싼 가격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36%에 달하는 수입관세인데요.
애초 관세율은 45%에 달했지만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며 2016년부터 36%로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망고·망고스틴·구아바·파파야 등 동남아 국가에서 수입하는 다른 열대과일 관세율(24%)에 비하면 12%포인트나 높습니다.
통상 수입과일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건 국내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두리안은 국내 유통물량 100%를 세계 1위 수출국 태국에서 수입합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두리안은 아주 최근까지 기본관세가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한국과 태국 양자 간 관세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농업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농산물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해 수입산에 대한 기본세율(각국이 국내법으로 정한 가장 기본이 되는 세율)을 높게 설정했습니다.
과일의 기본관세율은 30~45%에 달하고 공산품은 이보다 낮습니다.
2000년대 들어 다른 국가와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산업여건과 소비자 수요 등을 감안해 일부 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인하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산 오렌지 기본관세율은 50%였으나 2012년 체결된 한미 FTA로 국내 감귤농가의 수확이 한창인 3~8월을 제외하고는 0%가 적용됩니다.
오렌지의 경우 품질이 좋은 미국 캘리포니아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요가 높았던 반면 두리안은 수입량이 늘고 있지만 아직 매니아층이 찾는 비인기 과일에 속합니다.
올해 국내 두리안 수입량은 1501톤(68억원)으로 망고(1만8000톤·973억원)의 10분의1도 안됩니다. 두리안 수입량 상당수를 국내에 거주하는 태국인, 중국인이 사간다고 합니다.
태국 입장에서도 중국이라는 큰손이 있어 한국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적극 추진할 유인이 없었습니다. 작년 태국은 1870억바트(6조8000억원) 규모의 두리안을 수출했는데 이중 90% 이상을 중국으로 보냈습니다.
국내 과일 수입업계에선 두리안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있고 두리안의 경우 비타민C가 풍부해 고령층에게 건강에 좋은 과일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이 두리안을 멀리하는 가장 큰 원인인 악취를 없앤 신품종을 태국에서 최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올해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따라 10년 내 두리안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것도 소비 시장 확대에는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