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마을 등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정육각이 내달 중 농산물 직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직샵’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축산업 주력에서 농산물 등으로 범위를 넓혀 수익 다각화를 노리려는 복안이다.

27일 정육각에 따르면 이 회사는 버티컬 플랫폼(전문몰) 형태로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직샵’을 다음 달 내놓을 예정이다.

직샵은 ‘산지직송 제품을 판매하는 곳(샵·SHOP)’이라는 뜻으로, 소비자 직접거래(D2C) 형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품목은 사과(아오리, 홍로)·복숭아(마도카, 홍금향)·버섯(노루궁뎅이, 참송이)·고구마 등 산지 농산물 등이다.

직샵은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 등과 같이 플랫폼이 매입해 유통하는 구조가 아니라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바로 발송해주는 직거래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출하 및 도·소매 등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하고 산지에서 생산자가 생산한 농산물을 그 자리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정육각이 기존에 자체 공장에서 손질한 고기를 주문한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했던 IT 기술을 농산물 직거래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손민균

정육각은 산지 농가의 상품 페이지 제작·주문 및 배송 관리·고객 응대·정산 등 유통 과정을 책임지고, 타 플랫폼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를 받아 수익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통과정을 정육각이 대부분 책임져 농가 수수료 부담은 적어지고, 상품가격 역시 낮춰져 소비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정육각이 만드는 ‘직샵’은 지난해 7월 네이버가 100억원을 투자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네이버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정육각의 시리즈C 단계 투자에 참여했다.

정육각의 시리즈 C 재무적투자자는 캡스톤파트너스와 미래에셋벤처투자·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 약 44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 단계에서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고, 누적 투자금은 700억원으로 늘었다.

정육각이 주력 채널인 축산물 플랫폼 외에 또다른 전문몰을 만드는 이유는 전문몰 매출이 매해 신장하며 수익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문몰의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17조원으로 전년 동기(14조원) 대비 20% 넘게 성장했다. 2년 전 (11조원)과 비교하면 50%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와 직샵 출범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시리즈D 투자를 계속해서 진행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정육각은 지난 3월 초록마을 지분 99.57%를 약 9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정육각 측은 이번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직샵’과 초록마을이 협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육각 관계자는 “직샵의 경우 다음 달 오픈 베타 서비스(시범 서비스)부터 시작하며 입점 농가 수를 늘리고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추후 초록마을과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