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업계 1위 제주삼다수 소매·비소매 유통 판매권이 나왔다. 삼다수는 광동제약(009290)이 소매, LG생활건강(051900)이 비소매를 맡고 있는데 오는 12월 계약이 종료되며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 삼다수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해 소매·비소매를 통합해 유통할 계획이다.
생수 시장의 40.7%(지난해 기준)를 점유한 삼다수 판권을 손에 쥐면 단숨에 생수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를 둘러싼 유통업계의 ‘물의 전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소매·비소매 판권 관련 입찰을 진행 중이다. 계약 기간은 4년(2021년 12월 15일~2025년 12월 31일)이다. 지원 자격은 식품·음료·먹는 샘물 중 한 가지 이상 유통업을 영위하며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에서 먹는 샘물 도소매 직접 유통이 가능해야 한다.
삼다수는 이달 30~31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삼다수 측은 “소매·비소매를 통합해 유통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용역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삼다수를 유통하는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다수 소매유통은 2012년까지 농심이 맡아왔다. 이후 2013년부터 광동제약이 판권을 물려받아 영업하고 있다. 현재 ‘4년 계약+1년 계약 연장+4년 재계약’ 상태다.
광동제약은 올 1분기 매출 1804억 원을 냈는데 이중 약 30%(약 540억 원)를 삼다수 유통을 통해 벌어들였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매출은 판권을 확보한 2013년 1257억 원에서 지난해 2342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광동제약은 올 1월 삼다수 영업·마케팅 관련 부서를 ‘생수 영업 부문’으로 통합하는 등 생수 사업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나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국내에서 코카콜라를 유통하는 LG생활건강도 2017년 12월부터 호텔·식당·고속도로휴게소·자판기 등에서 판매하는 비소매·업소용 삼다수를 유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 1분기 매출은 2조367억 원으로 생수 등을 포함한 음료 매출이 3575억 원(17.6%)이다. 음료 매출은 삼다수 비소매 판권을 가져간 2017년 1조3789억 원에서 지난해 1조5132억 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 모두 절차상 판권 입찰 지원이 가능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제주개발공사에서 제시하는 일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평창수 등 생수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해태htb)이 삼다수 소매 유통까지 맡으면 매출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삼다수 관련)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유통망만 갖췄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삼다수 납품을 통해 유통 채널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발판으로 만들 수 있다. 삼다수 측은 “소매·비소매 유통을 통합할 수 있는 곳인지 중점적으로 보고 제주도에 대한 사회 공헌 여부 등도 고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