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에서 혼용률 오기재와 '택갈이'(라벨 교체) 등 상품 정보 위반 문제가 반복되며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최근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플랫폼의 관리 책임을 둘러싼 업계 논의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1일 뉴스룸을 통해 "고객 보호를 위해 브랜드 상품의 택갈이가 확인될 경우 기존보다 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택갈이는 타사 제품의 라벨을 교체해 자체 제작 상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위법 행위다. 주로 해외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상품에 새로운 라벨을 부착한 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2~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무신사는 최근 고객 문의를 통해 일부 입점 브랜드가 당초 '자체 제작'이라고 밝힌 계획과 달리 외부 상품을 라벨만 교체해 판매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패션 업계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온라인 플랫폼 모두 입점 브랜드의 상품을 사전 검수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다만 문제 발생 이후에도 소비자 안내나 보상 방안 마련 없이 판매 중단 등 최소한의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실제 최근 택갈이 의혹이 제기된 한 구두 브랜드는 무신사뿐 아니라 W컨셉, 하고 등 여러 플랫폼에 입점해 있었다. 무신사가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한 이후 W컨셉도 해당 상품 판매를 중지했지만 일부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동대문 기반 패션 시장에서는 타사 상품의 라벨만 바꿔 판매하는 이른바 택갈이가 오래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측면이 있다"며 "플랫폼 입장에서는 거래액 감소나 브랜드 이탈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검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120만개가 넘는 입점 상품을 대상으로 유사성을 분석하고, 자사 플랫폼뿐 아니라 다른 국내외 이커머스에 등록된 상품과의 비교·분석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문제가 포착되면 해당 브랜드의 전 상품을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수준의 제재를 가한다. 필요시 무신사와 입점 브랜드 전체에 끼친 이미지 실추를 감안해 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하여 법적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플랫폼 책임 강화를 둘러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 관련 소비자 보호 체계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하며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플랫폼이 결제·배송 등 거래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만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생태계의 질서를 바로잡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고객들과 파트너 업체들에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더욱 투명하고 안전한 쇼핑 환경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