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업계가 고단가 소비 시장인 명품 카테고리를 두고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이 명품 전용관을 분리하며 프리미엄 정체성 구축에 사활을 거는 것과 달리, 지마켓(G마켓)은 기존 오픈마켓 구조를 유지한 채 상품군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존의 중개형 오픈마켓 구조는 유지하되 저마진 생필품 중심의 제품 구성에서 벗어나 이익률을 끌어올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해외 명품 직구 플랫폼 'MXN 커머스 이태리'와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MXN은 20만개 이상의 명품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직구 플랫폼입니다. 신뢰도 높은 전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G마켓 측은 "MXN은 정품만을 취급하고 해외 배송과 통관 절차까지 일괄 지원해 직구 경험이 없는 고객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G마켓에는 어도어럭스와 구구스 등 여러 명품 판매업체들도 입점해 있습니다.
G마켓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면 G마켓의 전략이 보다 분명하게 보입니다. 이용자가 명품을 구매하려면 전체 카테고리에서 패션의류·잡화·뷰티를 선택한 뒤, 여기서 다시 '수입 명품' 항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명품을 별도로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카테고리 체계 안에 포함시켜 두는 구조입니다. 고가의 상품군이 직관적으로 눈에 띄는 형태는 아닌 셈입니다.
수입 명품 카테고리에 들어가보면 가방, 의류, 시계 등 다양한 상품이 함께 노출됩니다. 첫 화면으로 해당 카테고리 인기 제품들이 소개됩니다. 최저 2만~3만원대 상품도 함께 꼽히고 있습니다. 몇 차례 검색을 거치면 수백만 원대 가방도 G마켓에서 구입할 수는 있지만, 명품 전용관을 분리하거나 UI(사용자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를 차별화하지 않고 기존 오픈마켓 안에 다양한 가격대 상품이 혼재돼 있는 것입니다.
반면 쿠팡은 럭셔리 서비스 '알럭스(R.LUX)'를 별도로 운영하고 앱도 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쿠팡 앱 내에서도 접근은 가능하지만 단순히 수입명품 카테고리로 분류하지 않고 알럭스라는 서비스명을 앞세웁니다. 독립된 서비스 개념에 가까운 것이죠. 네이버 역시 스토어 내에 명품 브랜드 공식몰을 모은 '하이엔드' 카테고리를 따로 구성했습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무신사 부티크'를 별도로 운영하며 기존 스트리트 패션 영역과 구분하고 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 등이 전용 공간을 분리한 것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반면 G마켓은 기존 화면 안에 명품을 배치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양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G마켓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우선 G마켓은 기존 고객 풀 안에서 고가 소비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럭셔리 제품 구매 고객을 적극 유입하기보다는, 가성비 중심 이용자 가운데 일부를 고가 구매로 전환시키려는 것입니다. 이는 플랫폼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G마켓은 글로벌 셀러 연계와 상품 다양성 확대에 강점을 두는 구조로 재편돼 왔고, 명품 역시 같은 틀 안에서 셀러를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 방법은 추가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판매자가 배송과 재고를 맡는 중개형 오픈마켓이기 때문에, G마켓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이 적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다만 G마켓의 이런 전략은 명품 카테고리에서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형성하고 고가 소비층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단기 거래액 확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고가 제품 소비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구매 경험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시장은 단순 판매 카테고리를 넘어 플랫폼 이미지와도 연결되는 영역"이라며 "명품 구매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브랜드 경험과 신뢰가 중요한 만큼, 노출과 체험 접점을 확대하는 경쟁사 전략과의 차이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G마켓의 전략이 실제로 프리미엄 고객층 확보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