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이 하반기 중 4050 대상 패션 플랫폼 ‘포스티’에서 자체제작(PB) 브랜드 ‘잇 파인(It Fine)’을 선보인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은 베타테스트 버전으로 선보였던 2030 타깃 PB 브랜드에 이어 영역을 4050으로 넓힐 예정이다. PB 상품이란 타 업체에서 매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출시해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지난 6월 카카오스타일은 2030 타깃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 자체제작한 상품만 선보이는 ‘페어데일’과 ‘레이지 두 낫띵’을 출시한 바 있다. 두 브랜드는 각각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스포티 캐주얼 브랜드로서 카카오스타일이 처음 선보인 PB 브랜드다.
‘페어데일’의 경우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평상시에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을 국내 브랜드사 제품을 제작하는 전문 생산 시설에서 지그재그가 자체제작하는 브랜드다.
여름 시즌 제품인 데님, 니트, 그래픽 티셔츠를 선보임과 동시에 면티와 스커트 등 상의 14종, 하의 8종, 아우터 2종을 선보였다. 페어데일과 같이 시작한 ‘레이지 두 낫띵’은 스포티 캐주얼 브랜드로 20대부터 3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티셔츠 4종과 모자(볼캡) 4종 등을 선보였다.
그간 지그재그는 패션 브랜드나 의류 쇼핑몰을 입점시켜 중개 수수료를 받는 방식 위주로 수익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플랫폼 운영을 통해 얻은 여성 패션에 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 브랜드를 선보이고 취급 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W컨셉도 PB 브랜드 프론트로우와 허스텔러를 출시했고, 무신사는 무신사스탠다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 플랫폼들은 입점한 브랜드사들로부터의 입점 수수료를 얻는 게 주요 수익이었지만, 이처럼 해당 플랫폼에서만 살 수 있는 PB 브랜드를 통해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에서 PB브랜드를 선보이는 이유는 높은 마진율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패션 뷰티의 경우 마진율이 평균 10~30%대를 내고 있어, 요즘처럼 예측이 어려운 불경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한 캐시카우(돈줄)가 된다”고 말했다.
가격방어의 측면에서 PB브랜드가 효용성이 있다는 업계 이야기도 나왔다. 또 다른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이 자체 제작 브랜드를 내놓는 이유는 가격 인상 시기에 가격 방어 요소로 PB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제조사나 브랜드가 원자잿값 인상 이유로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게 되면 수수료만을 받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이 떠나는 위험부담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패션뷰티 플랫폼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고객이 높은 가격에 더는 플랫폼을 찾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면서 패션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마진율을 낮추고 타 브랜드 상품 가격을 이끌거나, 저렴하고 품질 좋은 미끼 PB 상품을 통해 방문율을 높이는 것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들이 중개 수수료 외 수익률이 더 좋은 PB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며 “개별 쇼핑몰보다 트렌드 분석에 용이한 패션 플랫폼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익 통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