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가 방탄소년단(BTS) 등 대형 케이(K)팝 스타들의 컴백을 계기로 관련 마케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덤을 활용한 협업 상품과 소셜미디어(SNS) 이벤트 등을 통해 소위 'K팝 낙수 효과'를 노리는 모습입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컴백을 알리는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BTS 멤버 진을 앞세운 글로벌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BTS의 이번 완전체 컴백은 3년 9개월 만입니다. 동원F&B는 이달 20일 BTS 컴백 일정에 맞춰 'BTS 진 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월드투어 시점에 맞춰 미국 아마존 전용 제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 세계 1억명 규모의 BTS 팬덤 '아미(ARMY)'를 겨냥한 전략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본점과 에비뉴엘 건물 외벽을 보라색 조명으로 연출하는 프로젝트(Welcome lights)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BTS는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컴백 라이브를 진행합니다. 보라색은 아미를 상징하는 색입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개장한 명동점 'K-웨이브' 존에 BTS 신상 굿즈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공간은 K팝 아티스트 공식 굿즈를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롯데면세점도 온·오프라인 연계 증정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y는 한발 더 나아가 BTS 소속사 하이브와 합작법인(JV)을 설립했습니다. 단순 라이선스 계약을 넘어 지분 투자와 공동 운영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IP(지식재산권) 활용을 장기적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BTS를 비롯해 다양한 아티스트 IP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내수 시장이 침체되고, 올림픽·명절 특수 등도 크게 누리지 못한 상황에서 BTS 컴백은 내수 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을 이끌 이벤트"라고 했습니다.

BTS 진 슈퍼참치 선물세트. /동원F&B 제공

K팝 스타의 언급만으로 제품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지난해 3월 미국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서 농심(004370) 바나나킥을 본인이 좋아하는 과자로 소개한 후 해외 시장에서 관심이 커졌습니다. 농심에 따르면 바나나킥의 지난해 4~5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습니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해외 방송에서 언급한 농심 안성탕면과 쫄병스낵도 글로벌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K팝 스타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농심은 글로벌 앰배서더로 에스파를 선정했습니다. 삼양식품(003230)은 엔하이픈을 앞세워 불닭볶음면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스트레이키즈를 모델로 빼빼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097950)도 세븐틴을 활용해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내수 시장에서 소비 이벤트가 줄어든 상황에서 K팝 스타 활동이 새로운 소비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타 마케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는데 BTS, 블랙핑크 등 대형 K팝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쳐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실적에 직접적으로 드러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K콘텐츠로 인해 K푸드에 대한 해외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