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시작하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유통사들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춘 안건을 속속 올리고 있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거나 배당 절차를 개선해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와 이마트(139480), 현대백화점(069960)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이달 열릴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올린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받아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선임하는 경우 1주당 3표가 부여되며 이를 한 후보에게 집중해 행사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을 쉽게 하기 위한 제도였고 현재도 주주가 청구하면 도입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경영 안정성이나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정관에 배제 조항을 둘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작동하는 사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차 상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2차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했다. 게다가 사외이사 책무 의무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장되면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정관에 두기 어려워졌다. 이사회의 판단이 주주의 이해관계에 반한다고 판단될 경우엔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의 밸류업 취지에 발맞추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쇼핑(023530)이다. 롯데쇼핑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전자 주주총회 개최 근거를 마련하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이는 주주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전자 주주총회 제도가 도입되면 회사가 주주의 의견에 반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주주총회를 강행하기 어려워진다.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을 늘리고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지정하는 등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어서 투자에 도움이 된다. 종전과 같은 깜깜이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좋다.
유통사들의 주주총회는 오늘 19일부터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와 GS리테일은 19일, 롯데쇼핑은 20일에 열린다. 신세계는 24일,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한화갤러리아, BGF리테일은 오는 26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