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뷰티의 다음 주자로 '이너뷰티(Inner Beauty, 건강·기능성·미용 식품군)'를 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큐텐재팬(Qoo10 Japan)에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 중 이너뷰티 관련 K뷰티 브랜드를 영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베이재팬의 도쿄 아카사카 신사옥에서 박영인 이베이재팬 KR뷰티 본부장은 앞으로 K뷰티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메가데뷔(Mega debut) 등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행사도 이너뷰티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K뷰티를 이끌어 온 이베이재팬이 화장품을 넘어 건강·기능성·미용 식품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일본 도쿄 아카사카 신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난 박영인 이베이재팬 KR뷰티 본부장이 자사의 신성장 사업의 핵심 축인 '이너뷰티'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이베이재팬은 2018년 이베이가 일본 큐텐(Qoo10)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현지 법인이다. 이베이재팬의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큐텐재팬은 일본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K뷰티 대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3조997억엔(약 125조원)이다. 이베이재팬은 라쿠텐과 아마존재팬, 야후재팬 등과 경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통계 기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화장품 수출 누계액(잠정치)은 약 85억달러(약 12조원)다. 이 중 일본 수출 비중은 약 9.6%인 8억2000만달러(약 1조1560억원)로 집계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큐텐재팬의 K뷰티 카테고리는 플랫폼 성장을 이끌어 온 핵심 축으로 꼽힌다. 박 본부장은 "큐텐재팬 전체 뷰티 카테고리 성장률은 17.9%다. K뷰티만 보면 2023년까지 세 자릿수 성장했고, 이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베이재팬 아카사카 신사옥 전경. /민영빈 기자

◇ K뷰티의 日 시장 확장 거점 삼은 이베이재팬 아카사카 신사옥

아카사카 신사옥은 K뷰티 브랜드의 일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게 이베이재팬 측의 설명이다. 아카사카 신사옥은 도쿄 중심부에 있다. 김태은 이베이재팬 그로스서포트 본부장은 "신사옥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여는 거점"이라고 했다. 현재 신사옥엔 약 140명의 직원이 근무하면서 일본 시장 공략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200여 명이 큐텐재팬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베이재팬은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가데뷔(분기마다 한 브랜드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다. 실제로 아누아의 콜라겐 마스크팩은 메가데뷔를 통해 3개월간 약 5만개가 판매됐고, 메디큐브 토너도 3개월간 10만개 이상 팔렸다.

김재돈 이베이재팬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메가데뷔를 통해 지금까지 104개의 K뷰티 인디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소개됐다"며 "메가와리(분기마다 열리는 큐텐재팬의 대규모 할인·프로모션 행사)에서도 K뷰티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해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큐텐재팬이 일본 내 K뷰티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베이재팬은 이 성장 기반을 토대로 화장품에 이어 이너뷰티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베이재팬에 따르면 올해 큐텐재팬 내 스포츠·기능성 식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7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이어트 식품 매출도 80% 늘었다. 아직 일본 소비자에겐 이너뷰티가 낯선 개념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이너뷰티를 핵심 신사업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이베이재팬 신사옥 내부에 마련된 큐텐재팬 로고 및 큐텐재팬에서 판매 중인 K뷰티 제품·행사 배너 광고. /민영빈 기자

◇ 이베이재팬이 집중한 'K뷰티의 새 시장' 이너뷰티

이베이재팬은 기존 K뷰티의 일본 시장 공략법을 바탕으로 이너뷰티 확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오는 11월에는 이너뷰티 관련 신규 프로젝트(PBCM)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엔 이너뷰티 전용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메가와리에도 이너뷰티를 전면 배치하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에 앞서 리뷰와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샘플 체험을 거친 뒤에야 구매를 결정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 일본 시장에선 아직 낯선 개념인 이너뷰티가 안착하려면 단순히 브랜드를 들여오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이베이재팬의 고민이다.

김태은 본부장은 "한국 시장에선 입에 붙은 표현이지만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선 이너뷰티 자체가 생소한 표현"이라며 "이너뷰티 시장 자체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재돈 CMO도 "성장률만 보면 이너뷰티가 기존의 K뷰티 시장 확장 속도보다 빠를 순 있지만, 일본에서 식품은 규제가 까다롭다. 이너뷰티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