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가 올해 3분기 4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지난 3월 회장직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혁신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분기 실적 이후 4년 만에 이룬 최대 실적이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1228억원으로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의 혁신 행보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경영전략실을 전면 개편했다. 당시 그는 “조직과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다 바꾸라”고 주문했고, 올 3월 회장 취임 후 이를 본격화했다.

경영전략실 개편에 앞서 지난해 그룹 인사에서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 대표로 한채양 대표를 임명해 이마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스템부터 정비했다. 이후 이마트는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공급하는 대형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뒀다.

이마트는 그 일환으로 올해 1월부터 고객 수요가 높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에 제공하는 ‘가격 파격 선언’, ‘가격 역주행’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 등과의 통합 대량 매입을 통해 제품 단가를 낮추고 제조사와 협업한 차별화 상품도 선보였다.

또 이마트 사상 첫 전사적 희망퇴직 발표에 이어 그룹 창립 이래 처음으로 신상필벌·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경영진 수시 인사도 도입했다. 외부 인사 영입은 물론, 기존 임원들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결단이 성과주의 인사의 핵심이다. 정 회장은 회장에 오른 후 부정·부실이 확인된 임원들에 대해선 최측근이라도 관용 없이 즉시 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회장은 ‘새로운 이마트’로 탈바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8월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재단장)해 재개장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 대표적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와 이마트의 그로서리 강점을 결합한 매장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재개장 후 한 달 여간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대비 49% 증가하고, 신규 고객 수가 180% 늘면서 매출이 48%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신세계의 모든 사업장은 고객을 위한 공간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순매출은 7조508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6% 감소했다. 올 3분기 누계 기준으로도 순매출(21조7712억원)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소비 부진으로 인해 매출 성장이 제한적이지만 지난해 3분기 신세계건설 영업 적자 기저효과와 온라인 사업부 효율화 작업 및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은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의 적자 폭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3분기 SSG닷컴 매출은 3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억원 감소했다. 다만 G마켓 매출은 전년보다 19.7% 감소한 2257억원이었다. 영업손실도 18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손실이 79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