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떡잎부터 투자해 키운 패션 브랜드들이 몸집을 키우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인디 브랜드를 발굴하고 투자한 다음 자사 플랫폼에서 키우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25일 무신사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 자회사인 무신사파트너스는 201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75개 패션 브랜드사에 투자했다. 운용자산이 1400억원에 달한다.

패션 브랜드사를 발굴·투자하고 브랜딩, 마케팅 등 경영 컨설팅도 지원한다. 투자한 75개 브랜드 중에 대표적인 브랜드는 커버낫, 디스이스네버댓, 마르디메르크디, 엔더슨 벨, 코드그라피 등 다양하다.

/무신사파트너스 사이트 캡처

투자가 성공하면 지분을 높은 값에 되팔 수 있을뿐 아니라 무신사 도움으로 브랜드가 고속 성장하면 입점 플랫폼인 무신사 거래액도 늘어나는 구조라 무신사 입장에선 일거양득이다.

무신사파트너스는 2021년 10월 의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만든 피스피스스튜디오에 투자해 올해 1월 보유 지분 전량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무신사파트너스는 당시 10억원을 투자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해 매출이 58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무신사파트너스 투자 당시 152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것을 고려하면 2년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해 마지막 투자를 유치했을때 기업가치는 1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코드그라피는 2021년 무신사파트너스서 투자받은 이듬해인 2022년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3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신사가 2017년부터 투자한 쿠어는 오프라인 진출에도 성공, 2022년 기준 더현대서울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의 매출 톱3을 차지하기도 했다.

무신사파트너스는 신진 브랜드 발굴도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넥스트 패션 인큐베이터(Next Fashion Incubator) 프로그램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 육성과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

일례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된 오헤시오라는 브랜드는 1년 만에 무신사 거래액이 올해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배 상승했다. 2024년 누적 거래액은 10억원을 돌파했다.

신인 브랜드 육성은 무신사의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몸집이 커지면서 거래규모가 커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무신사 블랙프라이데이에서만 1년에 유일하게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쿠어의 무신사 거래액은 1년에 1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무신사 거래액은 4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패션 플랫폼 최초로 앱 설치 기기 수 1000만 대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2030세대에 이어 4050 이상 시니어 세대의 이용률도 빠르게 느는 등 이용자 연령대도 확대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사는 기술 기반이 아니라 벤처캐피탈 투자가 드물었지만, 무신사파트너스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면서 “요즘 잘나가는 케이(K)패션 브랜드에는 무조건 무신사 지분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브랜드사 성장으로 자사 패션 플랫폼 규모도 커지는 똑똑한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