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에서 구입한 항공권에 대한 취소 수수료가 일반 항공사보다 비싼 경우가 89.7%에 달한다고 17일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접수된 국제 거래 소비자 상담 중 항공권 관련 상담은 총 1만1554건이다. 이 중 OTA 관련 상담은 7143건(61.8%)으로, 유형별로 보면 ▲취소·변경·환불 지연 및 거부 4005건(56.1%) ▲위약금·수수료 과다 요구 1734건(24.3%) 등 계약 취소와 위약금 관련 상담이 전체 OTA 관련 상담의 80.4%에 달했다.

소비자원은 OTA에서 판매하는 국외 항공권의 취소 수수료·부가 상품·구매 가격 등 800건을 항공사 구매 조건과 비교·조사했다. 그 결과, OTA의 취소 수수료가 일반 항공사의 취소 수수료와 같거나 저렴했던 경우는 81회(10.3%)에 불과했다. OTA에서 부과하는 취소 수수료는 항공사 부과 취소 수수료 외에도 OTA 자체 취소 수수료까지 합산돼 비싸진 것이다.

또 일부 국외 OTA는 취소 수수료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거나 불명확한 정보를 공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드림스(Edreams)·키위닷컴(kiwi.com)은 취소 수수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익스피디아(Expedia)는 취소 수수료 정보를 결제 단계별로 다르게 제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고투게이트(Gotogate)와 마이트립(Mytrip)은 영문으로만 취소 수수료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고, 항공사 기준 가장 높은 금액의 취소 수수료 정보만 공지했다.

특히 국외 OTA에서 항공권과 함께 구매한 부가 상품(위탁 수하물 추가·사전 좌석 지정 등)은 항공사 규정과 상관없이 부가 상품의 예약 취소 및 환불이 불가하거나 관련 규정 내용이 불분명했다. 이때 국내외 항공사에서 판매 중인 부가 상품 가격도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항공권 가격에서는 OTA 판매 항공권 가격이 항공사보다 높은 경우가 571회(71.4%)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처별 평균 가격을 비교하면 5개 노선이 국외 OTA에서 구입할 때, 2개 노선이 국내 OTA에서 구입할 때, 1개 노선이 항공사에서 구입할 때 가격이 비쌌다. 다만 그 가격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일부 국외 OTA는 항공권 조회 시 특정 결제 수단 적용 금액을 먼저 보여줘 소비자가 최종 가격을 오인하도록 했다며 최종 결제 전 결제 금액을 재차 확인하기를 당부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원은 해당 사업자들에게 항공권 및 부가 상품의 취소 규정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과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최종 결제 금액 안내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