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로레알 최고혁신책임자(CTO)는 30일 조선비즈가 개최한 ‘2024 유통산업포럼’에서 로레알의 AI(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이라는 내용으로 강연하면서 “뷰티테크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를 가능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로레알은 올해 뷰티 기업 최초로 CES 개막 기조연설을 맡았다. 지금까지 CES 기조연설은 가전·기술 기업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로레알은 그동안 CES 혁신상을 9차례나 수상할 만큼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당시 기조연설에서도 니콜라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는 뷰티에 AI 기술을 결합한 뷰티테크의 미래를 소개했다.

정성호 로레알 CTO가 30일 '2024 유통산업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조선비즈

로레알은 CES를 통해 생성형 AI 챗봇 ‘뷰티 지니어스’를 선보였다. 사진 정보를 활용해 피부 톤과 상태 등을 확인하고 적합한 화장품이나 화장 방법 등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이외에 염색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솔을 머리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염색이 되는 ‘컬러소닉’, 미용실의 물 사용량을 최대 69%까지 줄여주는 샤워 헤드 ‘워터 세이버’ 등 다양한 뷰티테크 제품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정 CTO는 “생성형 AI 등 기술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사업하는 방식을 완전히 해체하고 있다”면서 “로레알은 이 힘을 주시하고 파악해 활용하고 있다. 콘텐츠 큐레이션과 부서 간의 상호작용하는 데 이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뷰티테크를 통해 로레알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초개인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정 CTO는 AI 시대에 맞춰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변화·초개인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제 보다 더 다변화된 욕구를 표출한다. 예뻐지기만 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보호까지 해주는 뷰티를 기대한다. 자외선 차단은 물론이고 피부 장벽, 면역을 강화해주는 것을 원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상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뷰티 시장은 초개인화됐다. 우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개인의 체격과 피부, 정신 상태 등에 집중해 초개인화된 풍성한 경험을 우리의 뷰티테크로 제공하겠다. 뷰티 포 이치(beauty for each)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정 CTO는 뷰티테크를 통한 인클루비시티(비차별석 포용성) 실현도 강조했다. 그는 “연령과 성별에서부터 인종과 체형, 정신적인 건강 상태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면서 “예를 들어 2030년까지 곱슬머리 인구가 40%에 달하게 되는데, 이들은 일반적인 직모보다 훨씬 섬세한 처리를 요구한다. 그리고 2040년까지 인구 삼분의 일을 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이는 기존에 백인 위주로 개발한 뷰티 제품은 소비자를 더이상 충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뷰티테크를 통해 로레알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책임도 강화하고 있다. 그는 “로레알은 지속가능성, 특히 물 절약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위스의 한 스타트업과 제휴해 워터 세이버를 만들었다. 특허 기술로 헤어 살롱에서 최대 69% 정도 물 사용을 절약해준다”면서 “지금까지 로레알은 이 워터 세이버를 통해서 2억 리터(L)의 물 사용을 절약했다. 앞으로 향후 2년간 전 세계 10만 개의 로레알 파트너사 등에 워터 세이버를 공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경험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인종, 체형, 얼굴형 등을 고려해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정 CTO는 “로레알은 115년을 글로벌 넘버원 뷰티 회사로 많은 노하우와 데이터를 축적해 온 회사”라면서 “데이터를 통해서 소비자들을 더 잘 이해하고 이들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하고 가이드하고 코치하는 서비스를 통해서 단순히 뷰티 제품을 바르고 사용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아주 폭넓은 뷰티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