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얼티브팀 정승호 R&D 리드, 김가영 마케팅 리드, 윤재권 팀리더(왼쪽부터). /이신혜 기자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미액을 넣어 고소한 식물성 대체유를 만들되, 영양성분은 우유 못지않게 꽉 채웠어요.”

지난해 6월 출범한 CJ제일제당(097950)의 사내벤처 1호 얼티브(ALTIVE)팀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얼티브팀은 5명의 팀원 전원이 30대로 이루어 졌다.

이들이 기획한 식물성 대체유 ‘얼티브’는 ▲얼티브 오리지널 ▲얼티브 바리스타 1종 ▲비건 커피 ▲얼티브 비건 프로틴 등 신제품을 내놨는데, 7월 한 달에만 매출 8억원을 넘겼다.

조선비즈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CJ제일제당 사내벤처 이노플레이 건물에서 윤재권 팀리더(37), 김가영 마케팅 리드(31), 정승호 R&D 리드(39)를 만났다.

◇”식물성 음료는 ‘맛없고 비싸다’는 인식, 180도 바꿨죠”

얼티브팀은 지난해부터 영국·독일 등 식물성 대체유가 활발하게 소비되는 해외시장, ‘비건 페스타’ 등 식물성 식품 박람회를 끊임없이 나가며 냉철하게 식물성 대체유 시장을 분석했다.

윤 리더는 식물성 대체유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에 집중했다. 맛이 동물성 음료인 ‘우유’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식물성 음료는 식물 원료를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텁텁하면서 꺼끌한 식감이 느껴질 수 있다.

영국 Tesco 대체유 냉장매대. /김가영 CJ제일제당 얼티브팀 마케팅 리드 제공

그래서 얼티브팀은 오트와 아몬드 같은 식물성 원료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현미’를 액체로 만들어 고소하면서도 우유와 비슷한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구현했다.

정 리드는 “국내 소비자들이 식물성 음료 고유 맛보다는 우유맛을 친숙히 여겨, 동물성 단백질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우유의 맛에 가까운 맛을 만들기 위해 매일 마셔보며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진을 줄이고 가격도 확 낮췄다. 기존 식물성 음료는 오트, 아몬드 등 식물성 원료를 함유해야 했기에 우유 대비 원가가 높다. 제조과정에서도 분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제조 비용도 기존 우유 등 동물성 음료보다 많이 든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가 비싸다는 점이 한계였다.

그래서 할인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730mL 제품 기준 2000원 후반대까지 낮췄다. 아직은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식물성 대체유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여 시장 규모를 키운다는 입장이다.

◇우유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영양성분…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아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우유와 비교해 영양성분이 충분한지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정 리드는 “우유와 비교해서 영양성분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얼티브팀이 선보인 ‘얼티브 비건 프로틴’ 초코맛의 경우 단백질이 21g으로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의 38%를 충족한다. 칼슘은 320mg으로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의 절반에 가까운 46%에 달한다.

CJ제일제당 얼티브팀. /이신혜 기자

특히 대두알러지나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마실 수 있는 단백질 음료라는 점이 강점이다.

김 리드는 “얼마 전 K-비건페어에서 대두 알러지가 있던 아이가 먹었던 비건 제품을 게워내서 걱정이 많았는데, 저희 거는 마셔보고 문제가 없어 구입했다”며 “식물성 대체유가 기호 문제가 아니라 생사 문제에 있어서 대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 관리를 하는 분들은 당류나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관심이 많으신데 얼티브 제품에는 0g이라 운동하시는 분들 수요도 높다”며 “기존 단백질 음료 대비 단백질 함량을 키운 프로틴 음료 등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계속 선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출도 고려, 신뢰도 위해 해외 ‘비건’ 인증 획득

얼티브 팀은 지난달 편의점 GS25와 CU에 비건 프로틴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으로도 채널을 확대해 판매처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윤 리더는 “올해 목표액이 80억원 정도인데 지금같은 추이라면 무난히 목표액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대비 7월 매출이 4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윤 리더는 “올해 목표액이 80억원 정도인데 지금같은 추이라면 무난히 목표액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6월 대비 7월 매출이 4배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향후 멸균 제품으로 출시해 유통기한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수출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이탈리아에서 승인하는 글로벌 비건 인증 ‘V라벨’을 획득했다. 친환경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해외를 겨냥해 친환경 포장재인 테트라팩을 사용했고, 무균충전 공정을 통해 상온 유통기한을 7개월 정도로 설정했다.

정 리드는 “현재 식물성 음료가 미국이나 유럽 등을 중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클 수 있는 시장은 개발도상국”이라며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의 식물성 음료를 조사하고 그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