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디지털 사업 부문의 경력사원을 대거 채용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디지털 커머스와 상품개발(MD), 물류 직군의 경력사원을 채용 중이다. 특히 디지털 커머스 부문에서 디지털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기획, 마케팅, MD, 물류 등 전방위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다이소는 샵(#)다이소와 다이소몰 등 2개의 이커머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채용은 샵다이소 운영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정서희

샵다이소는 매장 픽업, 당일배송 등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주문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 말 출범했다.

다이소몰은 아성다이소의 관계사인 한웰이쇼핑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다이소 제품 외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다이소 관계자는 “샵다이소는 코로나 시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 요구에 맞춰 출범한 서비스로, 이번 채용은 해당 서비스의 품질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다이소가 수익성 증대를 위해 샵다이소를 강화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이소는 생활용품을 500원, 1000원, 2000원 등 균일가에 팔아 성장했다. 경기 불황과 소비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상품의 수요가 늘면서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올해 연 매출 3조 달성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익 면에서는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다.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이 2조9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93억원으로 같은기간 16% 감소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975억원으로 19% 줄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상품 원가율과 인건비 등이 증가해 이익이 줄었단 분석이다. 다이소는 작년 말 기준 전국에 1442개 점포를 보유했다. 이중 직영점 비중은 66%로, 임차료와 인건비 등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의 판관비는 전년 대비 11%가량 증가한 8748억원이었다.

다이소 강남고속버스터미널점. 규모 2145㎡(650평)로 서울에서 가장 크다. /조선DB

다이소의 주 고객인 젊은 고객들이 디지털 소비에 익숙하다는 점도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는 이유다. 최근 다이소는 저렴한 가격으로 최신 유행 제품을 구매하려는 젊은 세대들이 몰리면서 ‘10대들의 놀이터’라는 평을 얻고 있다.

다만, 다이소 상품 대부분이 1000~5000원대 초저가 제품이라는 점은 디지털 전환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평균 객단가가 6500원 안팎으로, 고객들이 3000원의 배송비를 지불하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다이소가 온라인 쇼핑몰인 다이소몰보다 픽업과 당일배송 등을 특화한 샵다이소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온오프라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제시,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점포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샵다이소는 픽업 당일배송 외에도 필요한 상품의 재고가 원하는 점포의 어느 구역에 있는지도 검색할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000~2000원짜리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사람은 적겠지만, 대량 구매 고객이나 다이소 마니아들에겐 디지털 플랫폼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샵다이소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는 다양성과 저렴함을 내세운 만큼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체험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략도 고객 편의성 향상을 위한 매장 기반 배송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서울 명동에 12층짜리 매장을 선보였듯 올해도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와 규모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