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의 운영사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몽벨이 일본 불매운동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불매운동이 모두 사그라진 상태인데도 실적이 부진해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의 영업손실은 약 57억을 기록했다. 2021년 기록한 영업손실이 3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손실액이 더 커진 셈이다.
당기순손실도 늘었다. 지난 2021년 당기순손실은 38억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엔 약 59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당 순손실도 늘고 있다. 2021년 주당 순손실액은 3만8357원이었는데 작년 주당 순손실액은 5만8954원이었다.
몽벨은 등산복, 등산화,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국내에선 1993년부터 사입 형태로 유통되다가 2008년 이후 LS네트웍스가 일본 몽벨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라이선스와 제조권을 따내면서 한국 시장에 대대적으로 들어왔다. 2016년말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로 물적 분할했고 LS네트웍스가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S네트웍스가 엠비케이코퍼레이션 지분을 전부 보유한 만큼 연결 실적을 갉아먹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손실이 이어지면서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은 LS네트웍스에 기업운영자금도 단기로 빌리고 있다. 25일 기준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은 이자율 4.6%에 11억원을 빌려왔다. 만년 적자 기업에 운영자금 차입까지 내어주고 있는 셈이다.
몽벨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대로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노스페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7600억, 브랜드별 공시를 하지 않는 F&F의 경우 지난해 아웃도어 매출이 5000억 가량일 것으로 추정됐다. 또 K2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블랙야크와 네파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신생 브랜드에 속하는 스노우피크의 의류 부문 매출이 900억 수준으로 아는데 이를 감안하면 몽벨은 신생 브랜드보다 매출을 내지 못한 셈”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몽벨이 캠핑용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형태의 팝업스토어로 재기를 도모하고 있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잘 나가는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백화점 점포를 빼는 추세라 전망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과거엔 라이선스 매출을 중심에 뒀다면 이제는 직수입 사업 모델로 바꾸고 있다”면서 “캠핑용품까지 아우르고 백화점 보단 팝업스토어 위주로 매장 전략도 바꾸면서 2~3년 뒤에는 실적이 돌아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