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이마트24 상품전시회 ‘딜리셔스 페스티벌’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손영식 신세계그룹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전항일 지마켓 대표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도 함께 했다.

딜리셔스 페스티벌은 1000평 규모에 이마트24에서 판매중인 상품 3000여 개를 배치했다. 30평 규모의 표준 점포를 전시관에 그대로 구현했으며,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매장에 배치할 수 있는 스마트 담배자판기, 주류판매기, 무인 출입 인증기 등을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와인 전문관, 밀키트 전문관, 택배 서비스, 자체 제작(PB) 상품 등을 가맹점주들에게 선보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G7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시음하는 모습./ 이신혜 기자

◇정 부회장이 추천한 이마트24 판매 와인 2종은…

평소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은 ‘와인 전문관’을 찾아 이마트24가 판매하는 가성비 와인 ‘텍스트북’과 ‘카멜로드 피노누아’를 추천했다.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용진 부회장’ 와인이다. 미국 현지에서 알음알음 인기를 얻던 와인을 정용진 부회장이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가성비 와인 열풍의 시발점’이 됐다.

이 와인은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에서 재배한 피노누아 품종 포도로 만든다. 이 품종은 재배와 양조가 까다로워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시장에서 몸값이 높다. 그러나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미국 최대 규모 와이너리인 잭슨 패밀리 와인이 체계화된 방식으로 대량 생산해 가격을 낮췄다. 우리나라 최고 권위 주류 시상식인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도 2016년 대상을 수상했다.

텍스트북 역시 미국 캘리포니아산(産)으로, 정 부회장이 이 지역 와인을 유난히 선호한다는 점을 재차 증명하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캘리포니아에서도 최고 와인 산지로 꼽히는 나파(napa) 오크빌(Oakville) 지역에서 자란 포도를 주로 사용한다. 오크빌은 신세계프로퍼티가 지난해 인수한 쉐이퍼 빈야드와 차로 6분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있다.

텍스트북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 루이 자도, 호주 펜폴즈, 같은 미국 나파 오푸스 원 같은 최상급 와인을 만들었던 와인 메이커 조나단 페이가 만든다. 이 때문에 그 이름처럼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정석, 오크빌에서 자란 포도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와인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잭다니엘 허니와 메이커스 마크 등 소용량 위스키를 들어보며 “이런 것도 편의점에서 파는구나”라며 “우리가 파는 것만 추천하면 오해할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와인 시음 현장에서는 8000원대에 판매 중인 칠레산 레드와인 G7 까베르네 소비뇽과 9000원대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 ‘꼬모’를 맛보고 “맛있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꼬모 와인의 경우 이마트24가 처음 들여온 와인으로 지난해에 24만병 넘게 판매됐다고 현장 관계자는 말했다.

와인과 어울리는 안주 및 디저트류로는 유어네이키드 치즈 팝콘, 그레이스 오브 모나카 등을 맛보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관계자가 그레이스 오브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태극당보다 맛있다”고 설명하자 “자신감이 넘치네”라고 웃기도 했다.

점주 레시피 제품을 맛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신혜 기자

◇편의점 IT기술 선보인 이마트24, 점주 원하면 “무인 야간 점포 가능”

정 부회장은 이마트24가 순차 도입 중인 술 자판기와 담배 자판기의 모습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마트24 관계자에 따르면 스마트 술 자판기와 스마트 담배 자판기의 경우, 이마트24 본점 포함 30여 개의 점포에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함께 만든 스마트 담배 자판기의 경우 올해 500개 배치를 앞두고 있으며, 월 3~5만원대에 임대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신규 점포부터 도입한 무인 출입인증기의 경우 QR코드로 입장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으로, 인력 없이 야간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도입한 기기다. 이날 기준 70여 개 점포에 도입됐다.

이마트24는 올해를 디지털혁신 원년의 해로 정한 만큼, 현재 도입된 IT서비스 외에도 일반 계산대(POS) 장애 또는 야외 판매 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POS, 스마트폰 하나로 매장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모바일e스토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IT서비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스마트 담배 자판기와 술 자판기. /이신혜 기자

◇이마트24 올해도 흑자 기조 유지하나

이마트24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이마트24의 흑자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업계 진출 9년 만에 처음이다.

이마트24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억원을 기록해 전년(영업손실 35억원)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점포 수도 매년 늘고 있다.

이마트24의 점포수는 ▲2017년 2652개점 ▲2018년 3707개점 ▲2019년 4488개점 ▲2020년 5169개점 ▲2021년 5857개점으로 증가했다. GS25, CU 등 경쟁 편의점 점포 수에 비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점포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딜리셔스 페스티벌 현장을 둘러본 후 “편의점 사업은 앞으로 대한민국 유통업종 중에 가장 유망한 사업”이라며 “지금껏 (한국 편의점은) 일본 편의점의 방식을 답습해왔는데 일장일단이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누가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하느냐가 성공 요소”라고 평가했다.

김장욱 이마트24 대표는 첫 상품전시회의 소감에 대해 “저희 구호가 ‘딜리셔스 아이디어’인 만큼 먹거리와 차별화 상품에 주력했다”며 “편의점 음식이 싸구려고 맛없다는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