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 상장된 쿠팡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히자 이를 바라보는 이커머스 업계는 놀라움과 부러움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을 때만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비용을 조정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는데, 2분기 연속 흑자기록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쿠팡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트럭이 물류를 배송하고 있다.

이날 쿠팡의 발표에 따라 다른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의 영업이익을 다른 이커머스 회사들도 재현하기 위해서 당분간 쿠팡의 재무제표와 사업 모델이 다각도로 분석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은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의 비결로 기술 인프라와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개선 결과로 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의 효율성은 다른 물류센터의 효율성보다 2배 정도 높다”면서 “앞으로도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쿠팡의 물류망은 지난해 말 기준 132만평(4700만제곱피트)으로 2020년 말 70만평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만큼 덩치가 큰 이커머스 회사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최근의 비관적 전망이 깨졌다”면서 “앞으로 다른 이커머스 업계들이 이익을 내지 못했을 때 앞세울 변명이 없어졌다”고 했다.

최근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수익성을 강화하고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나 이베이, G마켓이나 SK그룹의 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몇년간 이어왔던 현금을 태워 시장 규모를 넓히는 방식의 경영은 지양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발길이 뜸한 고객에게 5000원 무료 할인 쿠폰을 주는 전략을 이제 줄이기로 했다”면서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소비자 하나를 새로 유치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2만5000원 가량을 써야 한다고 보는데 이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투자시장에 봄바람이 오길 바란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커머스 업계에 대한 기대 이익이 줄면서 기업가치 평가를 과거처럼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장(IPO)도 어렵고 신규 투자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신규 투자를 유치하려면 주당 평가액을 높게 인수한 투자자가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올 들어 이커머스 기업 1호 상장사로 거듭나려던 오아시스와 컬리가 상장 철회의 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보여준 저력이 이커머스 시장 전반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을 바꿔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