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당근마켓이 창립 7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를 바꾸며 향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근마켓은 해외사업 부문은 김용현 대표가, 국내 사업 부문은 황도연 신임 대표를 맡아 투트랙 체제로 경영 활동을 이어간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김용현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았던 김재현 대표는 CSO(최고전략책임자)로 자리를 옮겨 황 내정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표를 교체한 데에는 새로운 수장을 통한 수익 개선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황 내정자는 개발자 출신으로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1번가에서 모바일서비스 전략 수립 및 개발 리딩 등을 담당했다.

이어 2011년부터 10여 년간 카카오선물하기 사업 초기 멤버로 합류해 카카오 커머스사업팀 팀장, 카카오서비스팀 이사, 카카오 커머스사업부문 총괄 부사장까지 올랐다. 당시 이마트(139480)와 같은 대기업과 협업 관계를 조성하고 카카오장보기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황 내정자는 지난해 말 당근마켓 경영진으로 근무를 시작해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내정자는 지난 9월 이사회 회의를 거쳐 10월 1일 자로 이사회에 등재됐다.

황도연 당근마켓 대표 내정자. /당근마켓 제공

이처럼 당근마켓이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낸 것은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당근마켓은 영업손실 352억원, 당기순손실 3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적자 폭이 각각 2.6배, 2.8배 늘어난 수치다.

당근마켓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사업에 쓰는 비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근마켓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257억원, 사용한 영업비용은 약 609억원이다.

당근마켓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대부분 지역광고(255억원)에서 나왔다. 당근마켓의 나머지 영업수익인 상품 판매·수수료·기타수익은 다 합쳐도 1%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당근마켓은 해외시장 진출을 공표하며 캐나다 법인을 세우고, 지난해 취향 커뮤니티인 ‘남의집’의 지분 20%를 신규 취득하는 데 10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당근마켓은 2019년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트롱벤처스로부터 40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벤처캐피털사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도 유치했다.

지난해 당근마켓의 자산총계는 18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현금성 자산은 73억원, 예적금과 단기매매증권 등 단기투자자산은 1560억원으로 약 1633억원을 투자자산으로 채웠다. 총자산의 90% 이상이 투자자산이다. 예적금 등을 통해 이자수익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근마켓이 커뮤니티 서비스 '남의집'에 투자한다

다만 투자자산 외 주 사업에 있어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당근서비스와 당근페이, 남의집은 모두 지난해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당근서비스와 당근페이, 남의집은 각각 당기순손실 3억5687만원, 17억원,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김용현 대표는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황 내정자는 카카오커머스 등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글로벌 매출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캐나다·일본·미국·영국 등 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행 중”이라며 “앞으로 비즈니스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로컬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