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 금액인 3조6000억원에 G마켓을 인수하는 작업을 주도한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정용진 부회장의 재신임을 받았다.

G마켓 인수 이후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본업인 할인점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강희석 리더십 위기론이 그룹 안팎에서 대두됐지만 인수 후 통합 작업(PMI)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27일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 따르면 강 대표는 이마트·SSG닷컴 대표직을 연임했다.

이마트가 사업 컨설팅을 맡기던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강 대표는 지난 2019년 대표이사로 영입됐고 작년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하게 됐다.

그는 취임 이후 오프라인 중심인 이마트 사업구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 했다.

이마트 점포를 리뉴얼 하면서 온라인 배송을 위한 PP센터(피킹 앤 패킹 센터, 주문 받은 물건을 집어서 포장하는 곳)를 확대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G마켓 인수로 빚 급증...마트 실적 악화·금리 상승에 이자부담 커져

작년에는 미국 이베이 본사가 보유하고 있던 G마켓(당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5591억원에 인수했다. 거래액 기준 네이버, 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3강에 진입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마트의 2020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1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성수동 본사 토지·건물을 1조2200억원에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마트 본사 전경. / 이마트 제공

이마트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0년 말 6조1799억원에서 작년 말 10조1497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12.8%에서 151.9%로 상승했다.

문제는 올 들어 그룹 캐시카우인 할인점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할인점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756억원)에서 48%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며 외식 수요가 증가하자 내식을 위한 식료품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마트 실적이 안 좋아졌다.

이마트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은 2020년 4.0배에서 작년 5.9배로 상승했는데 올해 금리 상승과 실적 부진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지표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몇 배나 되는지를 의미하며 높을수록 차입금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 G마켓 실적 부진·SSG닷컴 적자 확대...최우선 과제 '통합 시너지' 창출

G마켓의 실적도 부진하다. G마켓의 상반기 매출은 6536억원, 영업적자는 376억원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공시한 자료와 원화 기준 매출, 영업이익을 단순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 했다.

SSG닷컴과 통합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매출 기여도가 높았던 패션·전자기기보다 이마트가 강점을 가진 식품 비중을 높이면서 평균 거래단가가 내려갔다.

SSG닷컴도 영업적자가 작년 상반기 296억원에서 올해 662억원으로 확대됐다. 물류·IT 투자가 계속 필요하지만 스스로 벌어들인 돈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투자자와 협약에 따라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잠정 연기했다.

이마트는 인수한 지 1년이 안된 시점에서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쿠팡과 네이버 등 경쟁사가 여전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기반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성장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온오프라인 모두 실적이 부진하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일각에선 강 대표가 이마트나 SSG닷컴 한쪽만 총괄하는 방향으로 업무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재신임 된 것에 대해 신세계그룹의 한 관계자는 "3년 간 강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추진해온 방향성은 맞고 차근차근 진행을 하고 있다"며 "계획된 대로 지속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재신임을 받은 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G마켓 인수 효과를 가시화 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인수 당시 향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제품 입고, 보관, 재고관리 등 물류 전 과정을 대행)에 집중 투자해 유통 판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에 대한 구상도 구체화 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올해 SSG닷컴 VIP제도와 G마켓 스마일클럽을 통합한 멤버십을 출시한 데 이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유통업계에선 가입자 수 900만명을 넘긴 쿠팡 유료멤버십 로켓와우와 대적할 만한 멤버십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