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용중인 플랫폼들이 입점업체에 수수료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최대 30% 가량의 수수료를 떼는 등 ‘깜깜이’ 수익 창출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비즈가 12일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 쿠팡, 네이버, 마켓컬리 등 유통 4사의 선물하기 서비스 거래액은 3조35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온라인 선물하기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역대 최고 선물하기 거래액을 기록한 플랫폼들은 선물하기 입점업체에게 ‘묻지마 수수료’를 통보하는 등 수수료 기준 비공개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홍 의원실에 따르면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시장에서 홀로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카카오는 5년 새 거래액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7년 8271억원가량이던 선물하기 거래액은 지난해 3조3181억원으로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해 선물하기 거래액(295억원)이 전년(183억원) 대비 1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네이버 역시 선물하기 서비스 거래액이 지난해 64억원가량으로 전년(24억5000만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선물하기 서비스를 출시한 마켓컬리의 경우 출시 달에만 2억원 가량의 거래액을 기록했고,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선물하기 거래액이 22억원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행 중인 플랫폼 배달의민족, 11번가, SSG닷컴 등은 선물하기 서비스 거래액 공개를 거부했다.

이처럼 플랫폼들은 선물하기 거래량 및 거래액이 늘어나며 선물하기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와 쿠팡 등 일부 플랫폼들에서 판매하는 입점업체들은 수수료 기준을 알지 못한 채 플랫폼이 부르는 대로 판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온라인플랫폼 입점사업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71.3%가 ‘수수료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응답자 중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74.1%에 달했다.

2021년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카카오는 뷰티 업체들에게 최대 30%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깜깜이’ 수익 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비즈가 패션뷰티·식품·리빙 등 카테고리별로 평균 4곳의 플랫폼별 판매수수료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카카오 선물하기의 판매수수료가 가장 높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및 네이버쇼핑의 판매수수료가 가장 낮았다. 직매입을 하는 마켓컬리의 경우 판매수수료를 받는 대신 30~60% 도매가로 납품받았다.

입점업체들에 따르면 패션뷰티 브랜드의 경우 평균 20~30%, 식품 브랜드의 경우 평균 15~25%, 리빙브랜드의 경우 10~20%가량을 중개하는 플랫폼이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갔다.

카카오선물하기에 입점한 한 뷰티브랜드 관계자는 “뷰티업계의 경우 평균 20~30%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마저도 카카오 측이 동종업계 평균 수수료율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다”며 “카카오가 부르는대로 수수료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명절 및 공휴일, 기념일과 같은 기획전에 참여할 시 할인 금액을 고스란히 입점업체가 부담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빙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를 포함한 플랫폼들이 선물하기 서비스 수수료로 20% 정도를 떼어가는데 기획전에 참여할 시 10% 할인된 가격을 입점 브랜드에 떠넘긴다”면서 “판매수수료를 낮춘다해도 기획전 참여 시 할인 금액이 고스란히 브랜드 부담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측에서 기획전을 요구하면 응해야 하는게 브랜드의 숙명”이라며 “기획전 할인 가격은 브랜드 전액 부담으로 가거나 8대 2(브랜드 대 카카오) 수준으로 부담하는데 카카오 상품기획자(MD)의 재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플랫폼들은 평균 10%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업계별 최고 판매수수료가 얼마이고 기획전 수익 분배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공개는 꺼리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깜깜이 수수료’ 부과에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벤처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플랫폼들이 입점사업자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비공개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고, 플랫폼 이용시 최소한의 수수료 체계 공개는 입점사업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판매수수료율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공감했다.

중기부 측은 내년 상반기 중 기획재정부에서 플랫폼 관련 통합실태조사를 기획 중인 만큼 판매수수료율 실태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정민 의원은 “깜깜이 입점수수료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최소한의 수수료 체계 공개를 통해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