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지난 9일 홈플러스 부산 해운대점 부지 매각 관련 투자의향서(티저레터)를 배포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지역에 있는 홈플러스 해운대점은 약 1만7000㎡(약 50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건물로 구성돼 있다.

MBK파트너스 측에 따르면 홈플러스 해운대점은 자산유동화를 위해 매각 후 재입점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될 예정이다. 투자의향서 내용 중에는 부지를 파는 대신 홈플러스를 재입점하는 조건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2015년 9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7조2000억원에 인수된 후 줄곧 이익이 줄고 있다. 2016년 영업이익 3091억원을 냈던 이 회사는 2019년 1602억원, 2020년 933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제시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고,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 사채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금융비용이 올라간다. 이에 대비해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을 통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322억원(2020년 2월 말)에서 7865억원(2021년 2월 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 역시 1200억원가량 늘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매각한 점포는 총 18곳이다. 이중 5곳(대전탄방점, 경기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은 폐점 또는 폐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조3800억원을 현금화했다.

나머지 13곳(경남 김해점, 경기 김포점, 경기 북수원점, 서울 동대문점, 인천 가좌점, 경기 의정부점, 울산 남구점,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완산점, 경기 시화점, 경북 구미점, 울산점)은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이 중 8곳에서 약 1조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해 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18곳의 점포를 매각해 약 3조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노조의 반발이 거셌던 부산가야점의 경우 당초 폐점 예정에서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해운대점의 경우 아직 매각되지 않았고, 투자의향서만 전달된 상태로 실제 자산유동화 진행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평소 분양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하에 홈플러스와 같은 이름 있는 점포가 입점하는 조건이라 좋은 조건으로 투자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매각 금액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전혀 없고, 매각 추진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