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단건 배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이번엔 유료 광고를 잇따라 새로 내고 나섰다. 앱 내 음식점 노출 광고 영역을 새로 추가하는가 하면 음식점 클릭 시 광고료를 과금하는 상품도 선보였다.

단건 배달 출혈 경쟁으로 적자에 빠진 쿠팡이츠와 배민이 수수료 중심 수익에서 광고로 수익 모델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광고 상품 판매 대상이 음식점으로 한정된 만큼 자영업자 부담만 되레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배달 앱, 광고 영역 늘리고 클릭 광고도 추가

4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달 앱 메인화면에 노출되는 '골라먹는 맛집' 카테고리에 유료 광고 영역을 추가했다. 그동안 한식, 중식 등 카테고리 페이지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만 노출 유료 광고를 적용했지만, 맛집에도 광고를 넣기로 했다.

노출 유료 광고는 비용을 지불하는 음식점을 소비자에게 먼저 보이도록 해 주문 확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쿠팡이츠는 별점이나 후기 등 고객 만족도에 기반에 노출 방식을 정해 왔지만, 지난해 11월 돈을 받는 유료 광고를 처음 도입했다.

쿠팡이츠 측은 공지를 통해 "쿠팡이츠에 막 입점해 빠르게 매장을 알리고, 주문수를 늘리고 싶은 음식점주를 위한 광고 영역 확대"라면서 "광고로 매장이 노출돼도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주문까지 완료해야 광고 금액이 나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쿠팡이츠 광고 영역 추가 공지. /쿠팡이츠 홈페이지 캡쳐

배민은 아예 새로운 광고 상품을 내놨다. 배민 입점 음식점들로부터 한달에 8만8000원을 받고 1.5~3㎞ 반경에 있는 소비자에게 상호와 배달 예상 시간 등을 노출하는 광고인 '울트라콜'에 더해 오는 28일부터 '우리가게클릭'을 추가하기로 정했다.

우리가게클릭은 소비자가 앱(메인홈, 검색홈, 카테고리홈 등)에서 노출 가게를 1회 클릭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음식점주에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앱 상단에 3개 업체를 무작위로 노출하고, 주문이 들어와야 6.8% 광고비를 부과할 수 있는 '오픈리스트' 광고를 이용하는 점주가 추가 신청할 수 있다.

◇ 수수료 개편에도 흑자 요원…광고 확대로 수익 다각화

단건 배달 출혈 경쟁에 시달렸던 쿠팡이츠와 배민(배민1)이 광고를 통한 수익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단건 배달 입점 업체를 늘리기 위해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을 펴면서 치솟는 배달비를 직접 부담, 적자를 겪어왔다.

기존 한 번에 3~4건 배달을 묶어서 처리하던 배달 기사들에게 단건 배달을 유도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수익을 보전해 줘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문량이 늘면서 배달 기사가 부족해지자 건당 배달비가 1만원으로 치솟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때 쿠팡이츠와 배민은 고정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뺀 차액 4000원을 직접 부담했다. 배민은 2018년까지 흑자를 냈지만, 2019년 쿠팡이츠의 등장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며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이츠도 상당한 적자를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픽=이은현

쿠팡이츠와 배민은 올 들어 단건 배달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수수료 개편을 추진했다. 최저 6.8%(배민1 기준, 쿠팡이츠는 7.5%)에서 27%(배달비 포함)까지 중개 수수료를 세분화하고, 수수료가 높아질수록 배달비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는 구조를 짰다.

하지만 여전히 흑자를 내기는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건 배달 수수료를 처음 내놓을 당시 쿠팡이츠와 배민원은 각각 15%, 12% 중개 수수료, 배달비 6000원 구조를 짰는데 수수료 개편 체계가 프로모션 대비 조금 나은 수준에 그쳐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단건 배달은 중개 수수료 12%에 배달비 6000원은 받아야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데 그동안엔 건당 3000원의 손해를 봐왔다"면서 "개편 수수료 역시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광고 확대 밖엔 답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상단 노출 위한 출혈 경쟁 불가피…음식점 부담 증가

시장에선 광고 확대가 쿠팡이츠와 배민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배달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달을 택하는 음식점이 늘면서 광고를 통해 앱 내 노출을 늘리지 않으면 주문이 아예 들어오지 않는 구조로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유로 노출 광고를 도입한 쿠팡이츠가 4개월 만에 노출 광고 영역을 3개로 확대한 것도 수익성 개선이 미쳤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는 앱 내 노출 광고를 통해 들어온 음식 주문 전체 금액의 약 5%를 광고비로 챙긴다. 중개 수수료와는 별도다.

배달의민족이 새로 선보인 광고 '우리가게클릭' 운영 개요.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캡쳐

배민은 오는 6월부터 우리가게클릭이란 광고 상품을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00~600원인 클릭 당 광고 금액을 음식점주가 선택하도록 하고, 광고 금액이 높을수록 노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광고 금액은 배민의 수익이 된다.

다만 일각에선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배달 앱 내 광고의 증가는 배달 앱 운영사에는 수익이 될 수 있지만, 음식점주인 자영업자에겐 추가 지출 비용의 증가라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배달 앱에 중개 수수료, 배달비, 정산수수료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데 이제는 광고비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광고를 안 하면 당장 매출 타격이 뻔히 보이니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