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병원·의료 정보를 소개하는 플랫폼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티몬은 사모펀드가 지분을 90% 이상 갖고 있으며 대주주의 투자금 회수가 예견된 기업이다. 티몬이 신사업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병원·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병원 시술, 가격, 후기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다른 사람이 올린 후기를 비교하며 자신이 희망하는 병원을 찾을 수 있다.
티몬은 이를 위해 병원·의료 정보 사업 기획자를 채용하고 있다. 플랫폼 경력자를 우대한다. 티몬 관계자는 “기획 초기 단계”라며 “다양한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생활 서비스를 확대하고 고도화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티몬이 병원 등을 입점시키고 광고하며 후기를 공유하는 형태의 수익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법상 병원을 알선하고 수수료로 받는 것은 안 되지만, 병원을 단순 광고하는 것은 가능하다. 의료법 제27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제56조는 의료인·의료기관장이 아닌 자는 의료 광고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의료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병원을 광고하고 광고비를 받는 것은 괜찮지만 광고를 보고 사용자가 병원에 찾아갈 경우 수술비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등의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은 말 그대로 플랫폼이기 때문에 의료 정보를 소개할 때는 광고 문구 등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관련 협회나 (플랫폼의) 심의를 거치는 형태가 된다”고 했다. 의료법 전문 변호사는 “병원을 광고할 때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티몬은 작년 초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3050억원을 투자받으며 상장 계획을 밝혔으나, 작년 하반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대주주 사모펀드가 원하는 기업 가치(1조7000억원~2조원)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당시 투자 업계에서 나왔다. 티몬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지분을 90% 이상 보유하고 있다.
티몬은 쿠팡, 위메프 등과 차별화된 온라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 기업 가치부터 높인다는 전략이다. 티몬 매출은 2018년 5000억원대에서 2020년 1500억원대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2018년 1254억원에서 2020년 631억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티몬은 작년 피키캐스트 등을 운영하는 아트리즈를 인수하고 장윤석 창업주를 대표로 영입한 뒤 콘텐츠 커머스(상거래)를 강화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우선 기업 가치를 높이고 (성장) 동력을 마련한 뒤 적절한 시기에 상장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