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3건의 소송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1아울렛 광명 철산점을 폐점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1아울렛 철산점은 이달 30일까지 고별전을 하고 문을 닫는다. 2001아울렛은 구로‧중계‧천호‧부평‧안양‧분당점만 남게 된다.
회사 측은 “건물 계약 기간이 끝나 폐점하게 됐다”며 “철산점 고객은 인근 2001아울렛 구로점이나 뉴코아아울렛 광명점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08년 문을 연 2001아울렛 광명 철산점은 건물 관리단과 10년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 24억 원에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납부하는 구조였다. 2018년 계약이 만료됐으나 보증금 문제로 관리단과 갈등이 불거졌다. 이랜드리테일은 보증금 24억 원을 회수한 뒤 문을 닫겠다는 입장이었고 관리단은 폐점 먼저 하라는 입장이었다.
관리단은 2019년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건물 인도 청구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에는 부동산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철산점을 비우고 제3자에게 건물을 넘기지 말라는 취지였다. 철산점에서 일정 면적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구분소유자들도 별도로 서울중앙지법에 건물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관리단이 제기한 두 건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구분소유자가 제기한 소송에선 패소했다. 보증금 24억 원은 법원에 공탁(供託)된 상태로 이랜드리테일은 폐점과 동시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관리단이 제기한 소송은 보증금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고 구분소유자들이 낸 소송은 24억 원을 받은 뒤 건물을 명도하라는 취지”라며 “임차인 입장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돼 철산점을 폐점하게 됐다”고 했다.
2001아울렛은 1994년 당산점을 시작으로 11곳까지 점포를 확장했지만 NC백화점 등으로 전환하거나 폐점하며 점포 6곳만 남게 됐다.
외환위기(IMF) 이후 도심형 아웃렛은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소비 양극화가 심해지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해외 명품을 원하는 소비자는 백화점을 찾고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이탈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1조7652억 원, 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 99%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백화점 3사(신세계‧롯데‧현대) 매출은 전년 대비 9.8% 감소했으나 명품(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15.1% 증가했다. 전체 유통 업체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46%로 늘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7월 1981년생 안영훈 대표를 선임하는 등 젊은피를 수혈하며 온라인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3년생)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유아 용품‧패션 전문몰 키디키디, 명품 전문몰 럭셔리갤러리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하반기 간편 결제 이랜드페이(E페이)를 출시하고 고객의 유전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밀키트(간편 요리 세트)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온라인 주도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0% 성장했다”며 “MZ세대가 열광하는 명품도 폭넓게 선보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