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인터파크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최대주주이자 창업주 이기형 대표이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1%를 매각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회사 측은 “매각을 검토중이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게 된 건 신세계·롯데 등 전통적인 유통기업과 쿠팡,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격돌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인터파크 실적이 계속 악화되서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10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고 지난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전자상거래 기업의 몸값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인터파크는 지난 1995년 이기형 대표가 데이콤 사내벤처로 설립한 회사가 모태다. 1996년 국내 최초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전자상거래와 공연 기획 및 제작, 티켓 예매, 여행업 및 여행 중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했다. 후발주자인 옥션 등이 급부상하고 유통사가 자체 쇼핑몰을 출범시키면서 입지가 축소됐다.
2009년 옥션과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을 양분했던 자회사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이 2016년 3%까지 떨어졌다. 이후 공연, 티켓 예매 사업을 주력으로 해 업계에선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주요 사업 분야가 작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인터파크의 작년 매출은 3조16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었고 1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유통업계에선 인터파크를 인수할 유력 후보군으로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를 꼽는다. 쇼핑 사업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약세를 보이는 여행, 공연, 도서 분야에 특화된 이커머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