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GS타워 전경.

GS리테일(007070)이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시가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건물을 높이 짓고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편의점 시장 포화에 한계를 느낀 GS리테일이 부동산 개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오는 16일 GS리테일이 참여한 종암피에프브이에 대한 청년주택 통합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말 주식회사 종암피에프브이에 19억9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10.5%를 확보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시행사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 건축가 등 내외부 위원 15~16명이 통합심의를 거쳐 사업 계획 승인 여부 등을 결정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합심의 위원들이 건축 계획 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업이 허가되면 종암동에 총 290가구 구모로 18~52㎡(약 5~16평)의 청년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서울시 청년주택 사업 컨소시엄에 동참하게 됐다”며 “수익성보다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지난 2016년 시작한 사업으로 2022년(인허가 기준)까지 위치가 좋은 역세권에 임대주택 8만 가구를 짓고 19~39세 청년에게 빌려주는 게 골자다. 세금 투입 없이 100% 민간 자본으로 짓는다. 민간 사업자는 용적률(토지 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 비율)을 대폭 올리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용적률이 올라갈수록 건물을 크고 많이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좋아진다. 이 외에도 주차장 의무 설치 완화, 절차 간소화 등의 이점이 있다.

서울시는 민간 기업이 역세권에 주거 시설을 짓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해당 주거 시설의 20%를 기부채납(寄附採納) 받아 주변 임대료 시세의 30%에 공공 임대한다. 나머지는 민간 기업이 임대하는데 특별 공급은 시세의 85%, 일반 공급은 시세의 95%로 빌려준다. 지난 2019년 서대문구 등에서 1차 모집을 시작했고 올해 말까지 총 23곳 입주가 완료될 계획이다.

국내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GS리테일이 부동산 개발 사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편의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퇴직자 등 자영업자들이 몰리며 2000년대 이후 급성장했다.

그러나 신규 점포 출점 포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 인구가 줄며 타격을 입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는 2016년 3만3000여곳에서 지난해 4만7500여곳으로 늘었다. 국내 편의점 매출은 2016년 20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7000억원으로 5년간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점포 성장률은 13.8%에서 6.7%로 반토막났고, 매출 성장률은 18.2%에서 2.4%로 급감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매출은 2016년 5조6027억 원에서 이듬해 6조2780억 원으로 6조 원대를 돌파했으나, 지난해 6조9715억 원을 기록하며 7조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6년 2312억원에서 지난해 2292억원으로 5년째 정체됐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479억원, 4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3.1% 증가에 그쳤다.

반면 GS리테일은 지난해 개발 사업을 통해 매출 974억원, 영업이익 667억원을 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개발 사업은 임대주택, 오피스, 호텔 등 사업 다각화로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