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일 년 동안 매월 지역별로 다양한 축제가 있다. 한국도 지역별 축제를 차별화해 뿌리내리게 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도시로 갈 것이다. 숙박 시설과 함께 대중교통도 중요하다. 친구 집에 오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마드리드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김양혁 기자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마드리드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에서 진행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관광객 유치 전략'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임 대사는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경주, 여수 등 국내 많은 도시가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며 "지역별 특색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우리만의 매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대다수 식당은 백색 형광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외국인에게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며 "맛있는 한식을 외국인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식당 조명만 바꿔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작은 것에서부터 바꾸고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지역 관광 활성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 관광 대국이다. 주스페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작년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560만명이다. 2024년 938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다. 올해는 1억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대사는 "스페인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도시 문화와 태양이 가득한 바닷가 휴양지의 풍경, 안달루시아 지역의 이슬람 문화유산 등 다양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며 "그래서 스페인을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나라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페인에 한 번만 온 사람은 없고, 한 번 오면 두 번 온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마드리드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김양혁 기자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75.8%에 달할 정도다. 다만 스페인은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중심 경제 구조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모멘텀이 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그해 스페인의 실질 성장률은 -10.9%를 기록했다.

임 대사는 "스페인은 코로나19 당시 다른 지중해 국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타격을 많이 입었다"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어 "풍력, 태양광 등의 발전을 통해 전력이 싸고 풍부해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매력적인 요소"라며 "현지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이 들어와 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산업 분야 중에서 건설업이 강하다.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 해외건설 수주 국가다. 글로벌 도급 1위 건설사인 ACS를 포함해 세계 200대 건설사 중 8개가 스페인 국적이다.

임 대사는 "마드리드는 서울과 면적이 비슷하고 인구는 적지만, 핵심 중심가의 지하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며 "지상에서는 40~50분 걸리는 것을 지하로 20분 만에 간다. 거미줄처럼 지하도로망이 잘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스페인 건축의 힘"이라며 "스페인 지하차도 운영 상황을 보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러 많이 온다"고 말했다. 도로망 구축을 구상 중인 한국의 지자체에서 마드리드의 교통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임 대사의 조언이다.

임 대사는 오는 8월 부임한지 2년이 된다. 그는 대사 재임 기간 우리 국민과 기업의 권익 보호를 업무 최우선순위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임 대사는 "한국과 스페인을 잇는 가교를 최대한 많이 만들겠다"면서 "경제, 문화·예술을 비롯해 지방정부 간 교류까지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