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집 아들' 오현규(베식타시)가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서 결승 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대표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오현규가 골망을 흔든 뒤 부모가 운영하는 추어탕집이 월드컵 응원을 위해 한 달 가까이 휴무에 들어간 점도 다시 주목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로 역전승했다.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 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 골을 넣었고 후반 35분 오현규가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오현규는 후반 24분 손흥민(LAFC)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교체 투입 11분 뒤인 후반 35분,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마무리해 체코 골문을 열었다.
오현규의 결승 골은 한국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안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확보하며,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은 멕시코에 이어 A조 2위로 출발했다.
경기 뒤 오현규 부모가 운영하는 경기 남양주시의 추어탕집 휴무 안내문도 화제가 됐다. 온라인커뮤니에 올라온 가게 공지에는 "6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잠시 휴무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이번 월드컵에는 저희 아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게 되어, 가족으로서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고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적혀 있다.
가게 앞 현수막 사진도 널리 공유됐다. 현수막에는 "휴무합니다" "6월 8일~6월 30일까지 월드컵 응원을 갑니다" "헛걸음 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7월 1일부터 정상 영업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오현규와 추어탕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축구 팬 사이에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부모가 운영하는 추어탕집 덕분에 어려서부터 추어탕을 먹으며 자랐다고 말한 바 있다.
오현규는 이번 골로 4년 전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손흥민의 부상 변수에 대비한 예비 선수로 대표팀과 동행했다. 등번호 없는 '27번째 태극전사'로 훈련 파트너 역할을 했던 그는 4년 뒤 등번호 18번을 달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라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오현규는 유럽 무대에서 성장했다. 셀틱과 헹크를 거쳐 현재는 튀르키예 베식타시에서 뛰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명단에 포함됐고, 체코전에서 교체 카드로 투입돼 짧은 시간 안에 스트라이커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 전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경기 전 몸이 너무 안 좋고 열이 38도까지 올랐다"며 "스태프들과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히 보살펴줘 경기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을 뛰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감동스러운데, 감독님이 기회를 줘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며 "스트라이커로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오현규는 "멕시코의 홈경기인 만큼 오늘 좋은 흐름대로 겸손하게 준비해 100% 쏟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