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폭력대응센터가 BJ 과즙세연(인세연)이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선정된 이후 여성들의 거센 반발에 중도 하차한 일에 대해 "어떤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혐오다"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성인 방송을 해오던 BJ 과즙세연은 한 중소기업 화장품 회사 모델로 기용됐으나 소비자 반발에 직면해 해당 회사와 대표가 사과했다. BJ가 남성을 위한 성적 콘텐츠로 수입을 얻기 때문에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이 나왔다. 이후 과즙세연은 포토부스 브랜드와의 협업도 취소됐고, 한참 지난 코미디언 이수지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던 과거 영상까지 비공개 처리되기도 했다.
사이버폭력대응센터는 23일 논평을 내 BJ 과즙세연을 향한 항의와 비난에 대해 "모두 '음지'에 있어야 할 존재가 '양지'로 나오는 것에 대한 항의였다"라며 "'음지'의 존재인 BJ 여성이 정상 사회에 나올 자격이 미달된다는 비난이다"라고 했다.
이어 "여성에게는 '급'이 있고, 성적인 위계에 따라 그 '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문란한, 스스로 성적 대상화되는, 섹슈얼리티로 수익을 창출하는 여성은 '양지'에 나올 '급'이 안 된다는 논리다"라고 말했다. 센터는 "우리는 '양지'에 나올 자격 판단 기준을 거부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과 그로 인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기준에 충족된 여성과 자격 미달의 여성을 구분하는 것은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적용된다"라며 "사회는 문란한 여성이기 때문에 성폭력을 겪는다고 비난하고, 이 통념은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를 깎아 말하자면 '음지'에 머물러야 하는 존재로 취급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지'에 사는 존재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상으로의 복귀인데, 동시에 감히 '양지'에 나오는 것은 질색하며 반발한다"라며 "존재하는 자를 없는 셈 치고, 존재하지 않기를 요구하는 것, 사회에 끼워 주지 않고 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는 것은 혐오다"라고 했다.그러면서 "문란하고 난잡하다고, 유해하다고 손가락질하는 낙인을 해체하자"라며 "우리는 손가락질 끝에 놓인 존재의 손을 잡고 볕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과즙세연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천연 성분 화장품 브랜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브랜드 공식 카페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소비자들은 "여태 모델 한 명 안 쓰고 제품성만 강조하던 가족적인 브랜드에서 음지 활동으로 돈을 버는 인물을 내세워 여성들의 지갑을 열려고 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든다"고 했고, "모델에 대한 사전 조사도 없었느냐", "10년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진 선택"이라는 항의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