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모습. /뉴스1

열흘간의 탈출 끝에 생포돼 대전 오월드로 복귀한 늑대 '늑구'가 소고기 특식을 먹으며 회복하고 있다. 늑구는 안전하게 돌아왔지만 국민적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늑구의 소식과 함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생포 직후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늑구의 상태를 상세히 공유한 이장우 대전시장 역시 스레드에 '늑구가 돌아오니 축구, 야구 모두 승리했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최근 부진하던 대전 연고의 한화 이글스가 전날 부산 원정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이겼기 때문이다. 때마침 프로축구에서도 3연패를 하던 대전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앞서 '늑구도 돌아왔으니 이제 한화 불펜 제구만 돌아오면 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는데 현실이 된 셈이다.

SNS에서는 "한화울브스로 이름을 바꿔야" "늑구는 대전의 승리 요정" "시장님 꿈돌이에 이어 늑구 마스코트도 만들어달라"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대전본점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송출 중이었던 '늑구야 돌아와' 메시지를 지난 17일부터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로 바꿔서 매일 송출 중이다.

지난 18일 대전 둔산동 한 건물 전광판에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라고 표시돼 있다. 지난 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는 9일 만인 지난 17일 포획돼 집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늑구는 지난 8일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한 뒤, 9일 만인 지난 17일 생포됐다. 수색 당국은 대전 안영IC 부근에서 늑구를 발견하고 포획 작전에 나섰으며, 작전 시작 30분 만인 밤 12시 44분 늑구의 허벅지에 마취총을 쏴 생포에 성공했다.

이후 오월드 내 동물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늑구는 전국 각지 동물원과 국립생태원에서 파견된 수의사들의 관찰을 받으며 오전 4시쯤 마취에서 깼다.

당시 검사 결과 늑구에게 큰 건강상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위장 깊은 곳에서 길이 2.6㎝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인근 2차 병원으로 옮겨져 제거 시술을 받았다.

현재 늑구는 오월드 내 격리 공간에서 특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중이 4㎏가량 빠졌지만, 전날 분쇄한 소고기와 생닭 650g을 다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 측은 당분간 소 내장 부위 등 고영양식을 준비하는 한편, 탈출 도중 여러 동물을 접촉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여부도 관찰할 방침이다.

늑구가 부모와 형제들과 함께 무리 생활을 해왔던 만큼 체력을 회복하고 안정을 찾는 대로 다시 이들과 함께 지내도록 할 계획이다.

늑구 포획 이후 오월드는 "먼저 지난 며칠간 늑대 탈출 소식으로 많이 놀라시고 걱정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행히 많은 분이 한마음으로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에 늑구를 무사히 발견해 안전하게 품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다.

오월드는 늑구의 회복과 안전 점검을 위해 이날까지 휴장할 예정이다. 오월드는 늑구 탈출 이후 안전을 위해 운영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오월드는 "현재 늑구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한편, 안전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시설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재개장 일정은 정비가 끝나는 대로 홈페이지를 통해 빠르게 안내해 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