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가 민간 개방화장실 운영자에게 지난 11일 화장지와 관리 운영비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 개방화장실 운영자는 매달 화장지 3박스, 최대 17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전남 순천시도 지원금을 8만원 인상해 최대 20만원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경기 성남시는 민간 개방화장실 리모델링 비용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민간 개방화장실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운영을 지속하도록 독려하는 동시에 개방 화장실을 더 늘리기 위한 조치입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건물 화장실을 개방한 건물주의 관리 부담이 큽니다. 이용객이 많을수록 청소 횟수가 늘고 화장지 등 소모품 사용량도 크게 증가해 운영자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도입니다.
민간 개방화장실 지정을 강제로 할 수 없습니다. 민간 건물은 사유재산인 만큼 건물주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많은 건물주들이 시민 편의를 높인다는 공익적 목적에서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예산 부담을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 공중화장실을 늘리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미 민간 건물에 설치된 화장실을 활용하면 별도의 건설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화장실 이용 불편을 줄이는 것은 물론, 폐쇄적이거나 관리되지 않는 공간을 개방함으로써 범죄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건물주 입장에서 개방화장실은 적잖은 '골칫덩어리' 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관리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생활 쓰레기를 버리거나 취객이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금연 건물에서 몰래 흡연을 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화장실 운영을 그만두겠다는 건물주를 찾아가 설득하는 일도 자주 있다"며 "하지만 건물주가 완강하게 나오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자체의 지원책도 건물주에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입니다. 지자체가 제공하는 월 수십만원 수준의 지원금으로는 화장실 관리 인력을 두기에도 부족합니다. 화장지 같은 소모품 역시 건물주 입장에서는 큰 비용 부담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화장실 이용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민간 화장실을 자유롭게 개방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식당 등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관리가 어렵다며 개방했던 화장실을 다시 닫겠다는 건물주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지자체가 제공하는 물품이나 지원금은 도의적 차원에 가깝다. 개방화장실 역시 공공시설이라는 인식이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