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소셜미디어(SNS) 홍보 성과를 인정 받아 9급에서 8급으로 특별 승진한 박지수 주무관이 출연한 영상. /군산시 소셜미디어(SNS)

지자체가 소속 공무원을 앞세운 소셜미디어(SNS)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제2의 충주맨'을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반면, 원치 않는 SNS 홍보에 동원된다는 불만과 사생활 노출이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15일 군산시에 따르면, 시청 유튜브 채널을 담당하는 박지수(9급) 주무관은 지난 13일 8급으로 특별 승진했다. 통상 3년쯤 걸리는 8급 승진을, 입직 1년 만에 이룬 '파격' 승진이다.

박 주무관은 군산시 공식 유튜브·인스타그램에서 얼굴을 내세워 지역 음식과 시정 소식을 알렸다. 그의 투표 독려 영상은 조회 수 133만회를 넘었고, 지역 맛집을 소개한 인스타그램 영상은 32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구독자가 2만~3만명의 군산시 SNS 규모를 감안하면 높은 홍보 효과를 낸 셈이다.

유튜브 '충주시' 캡처

지자체 홍보에 공무원을 전면에 내세워 '대박'을 낸 대표적 사례는 충주시다. 충주시는 2019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당시 9급이던 김선태 주무관에게 운영을 맡겼다.

김 주무관이 코로나19 시기에 촬영한 '관짝춤' 영상은 조회 수 1000만회를 돌파했고, 이후 내놓은 영상들도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95만명으로 지역 인구의 4배를 넘는다. 그 결과, 김 주무관은 평균 15년이 걸리는 6급 승진을 7년 만에 '초고속'으로 했다. 지난해에는 충주시 뉴미디어팀장이 됐다.

충주시 성공 사례 이후 경북 안동, 울산 남구 등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SNS 홍보 인력을 꾸리고, 공무원 개인을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현재 전국 226개 지자체 대부분이 자체 SNS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도 지역 특산물·음식·행사 홍보 영상부터 생활 정보 콘텐츠까지 다양하다. 딱딱한 공직 사회 이미지와 달리 참신한 기획이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공직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만 있는 게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반 공무원들이 영상 제작에 차출되는 게 불편하다"는 취지의 글도 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윗분(고위직)이 갑자기 영상 제작을 부탁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온라인에 얼굴을 공개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이 2023년 3월 31일 충북 충주시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선DB

실제로 한 '걸그룹 닮은꼴 공무원'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지인이 '무단 사용' 논란을 제기해 해당 지자체가 게시물을 삭제한 사례도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의식한 일부 지자체는 가상의 유튜버를 의미하는 '버튜버(Virtual Youtuber)'를 도입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서구는 2023년 전국 최초로 가상 공무원 캐릭터를 선보였고, 일주일 만에 1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강서구는 이후 2호 버튜버까지 내놓으며, 얼굴 노출 없이도 홍보 효과를 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공무원 SNS 활용이 지역 홍보를 이끄는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며 "다만, 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존재하기에, 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우선시하고 균형 있는 인사라는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