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반려견주와 반려견이 한 팀을 이뤄 거주지 인근을 순찰하는 1529개팀이 있다. 반려견과 산책을 겸한 순찰 중 범죄나 위험 상황을 목격하면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5만번 넘게 순찰하며 1500건을 신고했다. 이렇게 자발적인 주민 참여를 통한 치안 점검 효과가 확인되면서 전국으로 '반려견 순찰대'가 확산하고 있다.
◇25개 전 자치구서 작년 순찰 8만5000회…관련 기관 신고 4500건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2022년 서울 강동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반려견과 주기적으로 하는 산책에 방범 활동을 더한 것으로, 64개팀이 시범 사업에 참여했다. 같은 해 9월 본사업 시행으로 자치구 총 9곳이 참여하면서 순찰대는 294개팀으로 늘었다. 이후 서울 내 25개 모든 자치구로 확대됐고 2023년 1011개팀, 작년 1704개팀까지 늘었다.
반려견 순찰대는 견주와 반려견이 한팀으로 구성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1차 서류 심사와 2차 실습 심사를 통과해야 된다. 해마다 이런 심사를 하는데, 합격률이 절반도 되지 않은 해도 있다고 한다.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개 물림 사고 등 안전에 관한 것이다. 견주와 반려견의 호흡도 중요하다. '따라와' '앉아' 등 견주의 요청에 반려견이 잘 따르는지도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다.
이렇게 선발된 반려견 순찰대는 작년에만 8만4847건의 활동일지를 썼다. 전년(4만2885건)보다 2배쯤 늘어난 것이다. 활동일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할 때 순찰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켠 뒤 순찰 이후 종료하면 자동으로 작성된다.
순찰 성과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112 신고 건수는 전년보다 53% 증가한 485건, 생활안전 관련 신고는 82% 늘어난 3991건이다. 112 신고는 주취자 신고가 대부분이다. 또 생활안전 신고는 동네의 시설물 파손, 땅 꺼짐(싱크홀) 등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전국 확산하는 반려견 순찰대…학폭 예방·동물매개치유 등 연계 정책도 검토
서울에서 시작된 반려견 순찰대는 전국 단위로 확산 중이다. 서울에서 효과를 확인한 지자체들이 반려견 순찰대 관련 조례를 제정하며 도입에 나선 것이다. 제주, 부산, 경기, 인천, 경북 등은 작년부터 반려견 순찰대를 운영 중이다. 올해 충남과 대전, 광주 광산구 등에서도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입 절차에 착수했다.
지자체는 비교적 적은 비용을 투입해 지역 사회 치안을 관리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반려견 순찰대 관련 예산으로 2억9000만원을 책정했다고 한다. 이 예산은 순찰 용품과 활동 인증서, 우수 활동 표창 등을 마련하는 데 쓰인다.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율방범대의 경우 1개 구에서만 최대 3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할 수 있는 인구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은 1546만명으로 추정된다. 10명 중 3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는 것이다. 가구 수로 따지면 반려동물 가구는 591만 가구로, 이들이 양육 중인 반려견은 546만마리다.
서울시는 현재 치안 관리에 투입하는 반려견 순찰대의 역할도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 비행·학교폭력 우범 지역 등에서 학폭 예방 캠페인, 경로당이나 공동생활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정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동물매개치유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