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사거리교통섬에 심은 가로수.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10일 차량 돌진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횡단보도 옆이나 사거리 교통섬 등에 직경이 큰 ‘튼튼 가로수’를 심는다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더운 여름 그늘을 제공하고, 탄소 흡수와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시는 해외 연구결과를 살펴본 결과 나무 직경이 클수록 차량 충돌에 견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가드레일 같은 인공 구조물과 달리 나무는 탄력성이 있어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 운전자도 보호할 수 있다. 실제 교통사고 사례를 보면 트럭이 가로수에 충돌한 뒤 중상자 없이 멈춰서기도 했다.

서울시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을 튼튼 가로수로 검토 중이다. 수도권 기후에서 잘 자라고 뿌리가 깊게 자라며, 목재도 밀도·경도·내구성이 우수한 수종이다.

더운 여름 시민이 가로수 밑에 있으면 시원해지는 효과도 있다. 서울기술연구원 분석 결과 폭염 상황에서 가로수가 그늘막보다 열을 25%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8월 18일 그늘막은 온도를 8.4도 낮추는 데 그쳤지만, 가로수는 15.4도 낮췄다.

가로수는 그늘막보다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우수하다. /서울시 제공

가로수를 심으면 기후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가로수 1주는 연간 탄소를 203.3㎏ 흡수한다. 가로수 2000주를 심으면 자동차 170대가 배출하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셈이다. 또 가로수 1주는 연간 미세먼지를 35.7g 흡수한다. 가로수 47주는 경유차 1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다. 산림청 분석 결과 가로수를 심으면 미세먼지(PM10)를 평균 25.6%, 초미세먼지(PM2.5)를 평균 40.9%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연내에 세종대로사거리 교차로 교통섬 등에 시범사업으로 가로수 50주를 심는다. 내년에 1000주, 2026년에 950주를 추가로 심어 총 2000주를 심을 계획이다. 가로수가 운전자 시야, 주변 건물 간판을 가리지 않도록 가로수 가지를 높이고, 시야를 방해하는 가지는 제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