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아파트 직거래 매물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에서 최근 4년간 최고가 거래는 50억원짜리 제주도 호텔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 강남에서 거래된 아파트(35억9800만원), 경기 포천에서 매매된 부동산(35억7000만원), 충북 청주에서 사고판 부동산(35억원), 울산 북구에서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34억5000만원) 등이 거래 가격 상위 5위에 올랐다.

부동산은 지난 2021년 당근 거래 가격 상위 품목 10건 중에 2건에 그쳤다. 하지만 2022년, 2023년과 2024년(1~7월)에는 당근 거래 가격 상위 품목 10건을 모두 부동산이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수십억원대 부동산은 중개 수수료만 수천만원에 이른다”면서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고 중고 거래 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기나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당근, 올해 1~7월 고가 거래 10개 품목 모두 부동산… 가격 합계 258억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은 3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21~2024년 연도별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 자료를 제출받았다. 당근에 매물로 올라온 뒤 ‘거래 완료’로 표시된 품목을 분석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당근에서는 총 2억2000만건, 16조8000억원 어치가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가격 합계는 13억9930만원이었다. 10개 품목은 아파트 2건, 시계 7건과 가방 1건으로 나타났다. 부산 북구에서 거래된 아파트가 4억7000만원으로 거래 가격 1위였다. 이어 서울 강남구에서 거래된 ‘오데마피게 AP 26331 청판금통’ 시계가 1억35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거래된 가방이 9050만원으로 8위였는데 이는 9위인 인천 남동구에서 거래된 아파트(9000만원)보다 비쌌다.

이어 2022년에는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이 모두 부동산으로 채워졌다. 그러면서 상위 10개 품목 거래 가격 총액이 289억50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21년(13억9930만원)의 20배가 된 것이다.

2022년 최고가 품목은 인천 중구에서 거래가 이뤄진 50억원짜리 부동산이라고 한다. 해당 부동산은 제주도에 있는 호텔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4년간 최고가 거래 품목이기도 하다.

또 2023년 당근 최고가 거래 품목도 제주 서귀포에서 22억원에 거래된 부동산(아파트·상가를 제외한 사무실·주택·토지 등)이었다. 부동산 주소, 사무실·주택·토지 구분 등은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아파트 6건, 부동산 2건과 상가 1건이 거래 가격 2~10위에 들었다. 2~10위 품목 가격은 9억8000만원부터 21억원까지 나타났다. 다만 2023년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가격 합계는 145억3000만원으로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을 모두 부동산이 차지했다. 아파트 4건, 부동산 4건과 상가 2건이다. 최고가 거래 품목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브라이튼N40 아파트 전용면적 129㎡(35억9800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4년간 거래 가격 2위에 해당한다. 올해 상위 품목 2위는 경기 포천에서 거래된 부동산(35억7000만원), 3위는 경기 화성에서 거래된 부동산(28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올해 1~7월 당근 거래 가격 상위 10개 품목의 거래 가격 합계는 258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로 가면 2022년 총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당근에서 이뤄진 거래는 5100만건, 액수는 2조9000억원이었다. 이어 2022년 5900만건에 4조3000억원, 2023년 6400만건에 5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4100만건, 4조4000억원이 거래됐다. 이런 추세로 가면 지난해 거래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4년간 당근 거래액 상위 10위 /디자인팀

◇부동산 가격에 비례해 중개수수료 부담… 개인 간 거래시 사기 유의

부동산 거래를 당근에서 하면 중개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중개 수수료는 부동산 가격에 비례해 올라간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라 9억~12억원 미만의 주택 매매는 0.5%, 12억~15억원 미만은 0.06%, 15억원 이상은 0.07%를 법정 중개수수료로 내야 한다.

예컨대 10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부가가치세 10% 포함 550만원, 30억원 아파트는 2310만원을 중개수수료로 내야하는 것이다. 당근으로 거래하면 이 비용을 내지 않을 수 있다.

황진주 가톨릭대 공간디자인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거래에 있어 중개인의 보수가 큰 한국 (부동산) 거래의 특수성이 있다”며 “거래 상대방이 믿음직하다면 플랫폼을 통한 직거래로 비용을 아끼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간 연도별 당근 거래규모

하지만 플랫폼에서 부동산 거래를 하게 되면 가격, 거래일, 집 상태 등은 물론 등기사항 증명과 소유권·신탁·가압류 여부·임차권등기명령·근저당권 설정 채권액 등을 거래 당사자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또 허위 매물이나 사기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당근마켓 등 중고 플랫폼 거래 규모가 폭증하는 가운데 이를 통한 사기 거래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가로 거래되는 물건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5월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사업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 이용자 525명에게 종합소득세 납부 안내 고지서를 보냈다. 지난 19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안내문을 받은 525명 중 과세당국에 자진 신고한 379명은 1인당 평균 4673만원의 수입을 신고했다. 그중 수입 금액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수입이 2억2500만원에 달했다. 총신고액은 177억14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