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뚝섬 수난구조대에 설치돼 있는 한강변로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센터 모습. 이곳에서 서울 한강변로에 설치된 812대의 CCTV 화면을 전부 볼 수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반포대교 3번 구역에 ‘요구조자(구조가 필요한 사람)’ 발생했습니다. 화면 나옵니다.”

지난 16일 밤 10시 59분 서울 뚝섬 수난구조대 ‘한강변로 CCTV 통합관제센터’. 한강의 모든 다리와 그 주변 812곳을 비추고 있는 CCTV 화면 가운데 반포대교 영상이 크게 잡혔다. 한 여성이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가고 있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늦은 밤이라 119 신고도 없던 가운데 관제센터가 상황을 먼저 파악했다.

통합관제센터 근무자는 반포대교 관할인 반포 수난구조대에 즉시 통보했다. “반포대교 3번 구역에 요구조자 발생. 현재 난간 기어오르고 있음. 즉각 출동 바람.” 그 직후인 11시 1분쯤 여성이 반포대교 아래로 몸을 던졌다.

소방이 보낸 구조보트가 현장에 도착한 건 여성이 투신한 뒤 불과 2분 만인 11시 3분쯤이었다. 이후 11시 6분쯤 경찰차를 비롯해 소방 대원 25명, 차량 7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11시 10분쯤 물에 빠진 여성을 발견해 건져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된 여성은 단순 타박상만 입은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구조 직후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서울시119특수구조단은 지난 2012년부터 수난구조대를 운영하며 한강의 모든 다리를 24시간 CCTV로 관찰하며 각종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여의도, 반포, 뚝섬 등 3곳 수난구조대에 흩어져 있던 CCTV 관제센터는 지난 2021년부터 뚝섬에 통합됐다.

이와 함께 투신할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을 AI(인공지능)가 포착하는 시스템도 생겼다. AI가 다리 위를 지나는 모든 사람들의 행동을 주시하다가, 300초 이상 다리 위에 머무르거나 난간에 접촉하는 사람이 있으면 관제사에게 통보하고 확대 영상을 띄운다.

AI 시스템이 자리잡은 이후 한강 다리에서 몸을 던져 사망한 사람 수가 크게 줄었다. AI 시스템이 도입된 2021년에는 사망자가 13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2명으로 감소했다. 김준영 CCTV관제센터장은 “추후에는 한강 다리에 의자를 갖고 오거나, 겨울인데 슬리퍼를 신고 오는 등 세세한 부분도 AI가 감지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학습(딥러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밤 11시 1분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한 남성을 소방이 구조하는 모습이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편 당시 여성이 몸을 던지는 장면은 반포대교 실시간 영상을 배경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24시간 유튜브 생방송에 그대로 담겼다. 여성이 반포대교 위를 걷다 멈추고 난간에 기대 한강을 내려다보는 장면, 난간 위에 올라가 엎드린 자세로 있다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 등이 전부 송출됐다.

해당 유튜브는 원래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여성이 투신한 뒤 이에 대한 채팅들이 올라오자 현재는 채팅 기능을 꺼둔 상태다. 이 유튜브는 2020년 12월부터 개인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