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5일 정 회장을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협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수많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라며 “홍 감독의 연봉을 제대로 상의하지 않은 상태로 결정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참여한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선 “박주호뿐만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력강화위원마저 모르게 독단적으로 감독을 내정하는 후안무치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이후인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이 같은 소식에 박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며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이후 박지성·이영표·이천수·이동국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협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는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상당히 많이 변했고 변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에 대한 답을 이렇게 받았다는 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고 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고 했고,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는 “자기가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한다. 후배가 한마디 하려고 하면 무시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