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진실 배우가 20년 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준 사실이 재조명됐다.

故 최진실 11주기 추도 예배가 열리는 2일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에 마련된 그의 묘역 영정에는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2019.10.2/뉴스1 ⓒ News1

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4년 밀양 성폭행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최진실’, ‘밀양 사건 피해자에게 도움을 줬던 배우’ 등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A양의 법률대리를 무료로 맡았던 강지원 변호사가 지난 2016년 6월 월간조선과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다.

당시 최씨는 2004년 광고 모델을 맡았던 건설사로부터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30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이때 강지원 변호사가 최씨의 무료 변론을 맡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최씨의 무료 변호를 두고 “왜 부자에게 공짜로 변론을 해주냐” 등의 비판이 나오자 강 변호사는 최씨에게 수임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대신 자신이 무료 변론하던 밀양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돕는 데 쓰기로 했고, 최씨도 흔쾌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변호사는 “최진실씨는 지금까지 인기와 앞만 보고 살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일단 (A양을) 피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탈출을 제안해 그들은 서울로 이사했다”며 “처음에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이런 학생을 받아주는 곳이 학교다’라고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그때 A양 가족은) 살림살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 살 수가 없었다”며 “내가 최진실에게 1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500만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내고, 나머지(500만원)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냈다”며 “최진실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덧붙였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 여중생 1명을 밀양으로 꾀어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들은 피해자 여동생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