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쉐린 가이드로 선정된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의료 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SNS 캡처

2024 미쉐린 가이드로 선정된 서울의 한 식당에서 의료 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파인다이닝 식당 사장 A 는 공식 SNS에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 금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잠정적으로 당분간 의료 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는 관계자분을 모시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가는 언제 어떠한 경우에라도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성향의 클라이언트나 고객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생각하는 본질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리는 기회주의자로 살아온 적이 없다”며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한 소신으로 살아갈 것이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불이익 또한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인력 부족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늦은 밤 새벽까지 애써주신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린다”고 덧붙였다.

A씨는 포털사이트 내 식당 소식에도 “의료 파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 신속한 처치가 곧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며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 생명의 존엄 앞에서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이념이나 사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했다.

이어 “수술대를 찾지 못해 병원 응급실에 가서조차도 119에 전화해 수소문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최소한의 직업윤리에 대한 사명감마저 저버리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2일 한 포털 사이트 지도앱 후기에 별점 1점이 달린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카카오맵 캡처

A씨의 이같은 글이 온라인 상에 확산되며 해당 식당에 대한 별점 테러와 비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미슐랭은 차별하면 자격 박탈이라던데 미슐랭에 정식 항의하겠다”, “전공의가 뭔지는 아냐”, “당신이 음식값을 고가로 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의사들이 왜 들고 일어났는지 깨달으실 것” 등 A씨는 비난하는 댓글을 남겼다.

의료계에서도 해당 식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에 식당 정보를 공개하며 “정부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했는데 식당에서도 출입금지를 당했다”며 “저 같은 사람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식당은 사람을 가려 받아도 문제 없지만, 병·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한편, “의사들 파업이 끝나길 바라는 시민이다. 사장님의 소신 응원한다. 조만간 가족들과 식사하러 찾아뵙겠다”고 A씨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