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개방 하루 전인 2022년 10월 6일 송현녹지광장. /조선DB

서울 종로구 경복궁 우측에 있는 송현녹지광장 부지 왼쪽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이, 오른쪽에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현광장에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현재의) 개방감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관점에서 비판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송현광장은 서울광장 면적의 3배 정도로 넓다면서, “(이승만기념관과 이건희 기증관) 두 개의 건축물이 들어가도 전체의 5분의1 정도이고, 한 가운데가 아닌 양 옆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희 기증관은 (송현광장) 동쪽 끝 공예박물관 쪽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승만기념관은 균형 잡힌 배치를 위해 서쪽에 (들어간다)”며 “개방감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부지가 경복궁 인근이어서 고층으로 건물을 짓지 못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고도 제한이 있는 지역이어서, 기념관은 층고가 높아 3개 층 이상을 짓지 못한다”며 “(송현광장) 양 옆으로 3~4층 정도의 건축물이 들어가게 되면 북악산 정도는 다 볼 수 있는 개방감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사업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 땅의 소유권이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제안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오 시장을 만나 송현광장을 기념관 건립 부지로 우선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오 시장은 이승만기념관 건립의 전제 조건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가 (기념관 건립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전제로 공과 과를 균형 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념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라며 “이제 논의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기념관 건립 재원은 건립추진위가 모금운동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송현공원이 최적의 부지인지는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현광장은 면적 3만7117㎡ 규모로, 경복궁 우측에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지어졌고, 해방 후 50년정도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됐다. 이후 소유권은 한국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다시 대한항공으로 넘어갔다. 2021년 대한항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시가 맺은 3자 약정에 의해 서울시 소유가 됐다. 현재 담장을 1.2m 높이의 돌담으로 낮추고 임시 개방되어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다른 나라도 건국 대통령은 각별히 공과를 기리는 장소가 거의 대부분 있다”고 했다. 이어 이승만기념관에 대해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 평가는 상당히 부정적인 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사료를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니 공도 있더라는 것은 후세들에게 잘 넘겨줘야 한다. 공만 다루겠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부지 선택에 대해서는 “특히 이건희 기념관은 중앙정부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