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 주택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영아들은 태어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감사 과정에서 2015년부터 국내에서 태어난 영·유아 중 2000여명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했고, 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다가 이번 사건이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구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조선DB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전날(21일) 영아 살해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8년 11월에 아기를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또 2019년 11월 아기를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에서 마찬가지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살해한 2명의 자녀는 모두 생후 1일 영아였다고 설명했다. 성별은 남녀 1명씩이다.

A씨는 이미 남편 B씨와의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했다"며 "남편에게는 낙태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남편 B씨는 "아내가 임신한 사실은 알았지만, 아기를 살해한 줄은 몰랐다"며 "낙태를 했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경찰은 A씨가 아기들의 시신을 집 냉장고에 넣은 뒤 지금까지 수년간 보관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기는 4년 7개월간 냉장고 안에 있었던 셈이 된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지난 3월부터 보건복지부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에 허점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2015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미신고 영유아가 2000여명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간 태어났다고 신고된 전체 영유아는 261만3000여명으로, 미신고 영유아는 전체의 0.08%에 해당한다.

감사원은 미신고 영유아 중 약 1%인 20여명을 추려 지방자치단체에 실제로 어린이들이 무사한지 확인하게 했다. 감사 자료를 전달받은 수원시는 A씨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A씨는 조사를 거부했다. 수원시는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즉각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감사원은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나머지 사례를 전수조사할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이 아이가 태어나면 지방자치단체에 출생 사실을 의무적으로 통보하는 '출생 통보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이 확인되면 지자체장이 직권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