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을 이탈한 뒤 국내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에 대해 입국금지 근거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가수 유승준씨(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사례처럼 병역 면탈 논란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관련 조항을 구체화하겠다는 취지다.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22일 법무부 공개 업무회의에서 "스티브 유 사례 등 사회적 물의를 초래한 병역 면탈자 입국을 금지하게 한 출입국관리법상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말했다.
차 본부장은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입국 금지 대상자 조항을 나열, 신설해 병역 면탈자를 입국 금지 대상에 포함토록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사회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병역 면탈자 입국 제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병역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이탈하고 다시 (한국으로) 와서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는 건 사실 안 좋은 행위"라며 "(이는) 반사회질서고 그것이야말로 매국적 행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 씨는 1997년 데뷔해 국내에서 활동했지만,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2002년 유 씨의 입국을 제한했다. 이후 유 씨는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거부했고, 행정소송이 이어졌다.
대법원은 2020년과 2023년 유 씨 측 손을 들어줬다. 다만 정부는 대법원 판단이 비자 발급 거부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지, 유 씨에게 반드시 비자를 내주라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 씨가 제기한 세 번째 행정소송은 지난해 8월 1심에서 유 씨가 승소했고, 항소심은 오는 7월 시작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배임죄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법무부는 최근 5년간 판례와 학계 논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6월 안에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현재 5개년 판례 3300여 건을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학계의 논의, 연구용역 결과물을 종합분석 해 배임죄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더욱 진취적으로 경영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개선에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배임죄가 기업 경영 판단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경제 형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