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자백 강요 등 의혹으로 정직 2개월 징계가 청구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징계 수위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검찰청 감찰 결과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인천지검이 별도로 들여다보는 사안도 있는 만큼 법무부가 이를 함께 검토해 최종 처분 방향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1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검사 징계에 대해 "다툼의 여지 있어서 감찰관실 기록을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지검이 감찰한 사안이 있고, 별건 진행보다 같이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해서 논의 중"이라며 "이 건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 맞게 적절하게 처분하겠다"고 했다.
앞서 대검은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 검사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청구했다. 박 검사가 다른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변호인을 통해 부당하게 자백을 요구했고, 수용자를 소환 조사하고도 수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검 판단이다. 음식물이나 접견 편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공한 점도 규정 위반으로 봤다.
다만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은 징계 청구 대상에서 빠졌다. 대검 감찰위원회는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당시 검찰청에 술이 반입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검사에게 징계를 청구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 장관은 술 반입 경위를 진술한 교도관들에 대해 "그분들(교도관)이 용기 있게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며 "그분들에게는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대검 징계 청구와 별개로 박 검사의 국회 출석 거부와 정치적 발언 논란도 살펴보고 있다. 박 검사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국민의힘 단독으로 진행한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한 일로 감찰 대상에 올라 있다.
정 장관은 "박 검사가 국회에서 적법한 국정조사엔 응하지 않고, 야당 청문회에서 발언했고 언론에 출연해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말해서 그 부분"을 감찰 중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징계) 기록을 보고 있고, 인천에서도 보고 있는 게 있다"며 "별개보다는 같이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대검 감찰위 의결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추가 감찰이나 자체 검토를 거쳐 징계 수위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해 검사징계법 개정으로 법무부 장관도 검사 징계 심의를 청구할 수 있게 된 만큼, 법무부가 별도 판단에 따라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새로 밟는 것도 가능하다.
정 장관은 법무부가 추진하는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에 대해 "정치적 의도 때문에 왜곡된 사건들을 점검하고, 그것을 계기로 미래로 나가는 기준점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해서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장관은 "1차 수사가 증거법적 측면에서 완벽하면 검사는 그걸로 기소하면 된다"며 "근데 그것을 누가 담보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수사, 기소는 물 베듯 자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사의 목적은 기소"라며 "유기적 협력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법무부 장관을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제 거취 문제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